이르면 올해 안에 K바이오 기업들이 일본 다케다제약이 가나가와현에 조성한 바이오 클러스터 ‘쇼난 아이파크 인스티튜트’에 입주해 자유롭게 실증을 할 수 있게 된다. 각종 규제로 국내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웠던 실증을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서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다케다제약 등 일본 빅파마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신약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5월 10일자 1·5면 참조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2일 일본 가나가와현 쇼난 아이파크 인스티튜트를 방문해 후지모토 토시오 쇼난 아이파크 대표와 한일 바이오 클러스터 간 협력 체계 구축과 세부 지원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협력 내용은 △한국 첨단바이오 스타트업 지원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공동 기획운영 △한일 바이오 공동 연구 등이다. 정부는 이같은 협력을 통해 국내 첨단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이 일본에서 임상을 실시하거나 일본 대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협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행 시기과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올 2분기 내 공식 협정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올 하반기에는 일본 내 실증과 오픈이노베이션 등이 현실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쇼난 아이파크 인스티튜트는 2018년 매출액 기준 세계 10위권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이 사내 연구센터를 대학·타 기업 등에 개방해 만든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이다.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에 있으며 22만㎡ 부지에 연면적 30만 6000㎡ 규모로 조성돼 있다. 입주 기업은 150개 사이며 지난해에만 100건에 이르는 논문을 발표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일본 내 최대 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케다제약으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 신약 후보 물질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돼 있지만 엄청난 자금과 네트워크가 필요한 임상시험 등 본격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빅파마는 없다. 반면 일본은 다케다제약이라는 글로벌 빅파마를 보유하고 있지만 바이오 분야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케다제약이 조성한 바이오 클러스터 내에서 국내 기업들이 임상을 하고 일본 다국적 제약사와도 협업할 수 있게 되면서 양국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다케다제약에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자고 제의했지만 오히려 일본 측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협정을 체결하자고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협정으로 국경을 넘어선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