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최대의 바이오 클러스터(생명공학 협력 단지)인 미국 ‘보스턴 랩센트럴’에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현지 거점 구축을 추진한다.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들이 집결한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해 디지털 융합으로 나날이 첨단화하는 바이오 신기술 개발 경쟁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일본 내 제약·바이오 분야 대기업과 협업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바이오 협력을 강화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2일 국내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인 서울 동대문구 홍릉강소연구개발특구(홍릉강소특구)를 방문해 입주 기업 대표, 관계 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첨단 바이오 분야 및 바이오 클러스터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과기정통부는 첨단 바이오 육성 방안의 하나로 홍릉강소특구 운영 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2025년까지 미국 보스턴에 국내 기업 진출을 위한 현지 거점 구축을 추진한다. 홍릉강소특구 등 국내에서 발굴한 연구개발(R&D)의 성과를 글로벌 무대에서 빠르게 사업화하고 보스턴 현지 기업과의 협업도 꾀하겠다는 것이다. 보스턴 랩센트럴은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해 1000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했고 미국 내 바이오 벤처캐피털(VC) 투자의 26%가 몰리는 곳이다.
KIST는 특히 보스턴 렙센트럴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홍릉강소특구를 세계 5위권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입주 기업을 지난해 말 기준 356개에서 2025년 500개로 늘리고 현재 전무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3개 배출한다는 복안이다. 홍릉강소특구는 약 450개사가 입주한 프랑스 메디센, 360개사가 입주한 일본 고베바이오메디컬이노베이션센터(KBIC)와 규모에서는 맞먹지만 입주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스턴 현지 거점 구축은 홍릉강소특구의 질적·양적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계획은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 보스턴에서 매사추세츠공대(MIT) 석학들을 만나 디지털 바이오 전략을 논의한 직후 나온 만큼 양국 협력의 일환으로 속도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일본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이 가나가와현에 조성한 바이오 클러스터 ‘아이파크인스티튜트’를 방문해 후지모토 도시오 아이파크 대표와 양국 바이오 클러스터 간 협력 체계 구축과 기업 간 현지 임상 및 오픈 이노베이션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