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하락한 공시가격, 놓치면 안 될 '절세 포인트'는 [도와줘요 자산관리]

■장지인 NH농협은행 AII100자문센터 세무전문위원


부동산 가격 상승과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 등에 따라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던 부동산 공시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14년 만에 공시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공시가격이 대폭 하락한 주된 이유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하향 조정 정책 등이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취득·보유·양도 전 과정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어떤 점에서 주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살펴보도록 하자.


◇부동산 취득 시

취득 시 납부하는 취득세와 관련해서는 공시가격이 하락하면 취득세 중과 제외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 매매 취득 시 납부하는 취득세는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수와 조정·비조정 대상 여부에 따라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공시가격 1억 원 미만의 주택인 경우에는 취득세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취득세 계산 시 산정되는 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공시가격이 대폭 인하됨에 따라 이러한 중과 제외 대상 주택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 공시가격은 실제 고시되는 일자를 기준으로 적용되므로 매매를 계획하고 있다면 고시일자를 검토 후 매매를 실행해야 한다.


◇부동산 보유 시

부동산을 보유할 때 납부하는 세금에는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종합소득세가 있다. 이중 공시가격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다.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는 매년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세금으로, 공시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추가로 인하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입법예고에 따라 재산세 부담은 더욱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부동산세도 올해부터 공제 금액이 9억 원(1세대1주택의 경우 12억 원)까지 확대돼 마찬가지로 세금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 종합소득세와 관련해서는 공시가격 하락에 따라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비과세 대상이 늘어날 수 있다.


보유 주택 수(부부합산)가 1주택이고 기준시가(공시가격)가 12억 원(2022년도 귀속까지는 9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 국내주택에 대한 월세 수입은 비과세 대상이다. 공시가격 인하로 인해 2022년도 귀속분에 대한 임대소득을 납부한 사람이라도 경우에 따라 올해부턴 비과세 대상에 포함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 수 있다.


공시가격은 조세 이외에 건강보험료 등 준조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산정 및 피부양자 자격요건 충족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소득 및 재산에 따라 등급별 점수를 매긴 뒤, 점수당 208.4원을 곱해 산정하게 돼 있다. 따라서 공시가격이 하락하면 재산 점수가 떨어져 자연스럽게 건강보험료도 인하된다.


피부양자 박탈요건과 관련해서는 요건 중 재산의 공시가격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두 가지 있다. △재산세 과세표준이 9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재산세 과세표준이 5억 4000만 원을 초과하면서 소득이 1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다.


재산세 과세표준은 주택 기준 공시가격의 60%로 산출하기 때문에 단순 계산 시 공시가격이 9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재산으로 인해 피부양자를 박탈당할 일은 없다. 따라서 재산요건으로 인해 피부양자에서 박탈됐던 사람들은 이번 공시가격 하락과 함께 다시 피부양자 등재를 노려볼 수 있다.


◇부동산 양도 시

공시가격 하락은 양도하는 부동산 양도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도소득의 양도차익 계산은 실지 양도가액에서 실지 취득가액을 차감한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세액을 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취득기간이 오래돼 매매계약서를 분실하거나 실지 취득가액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환산취득가액을 계산해 양도차익을 계산할 수 있다. 환산취득가액 계산 시엔 양도 당시 공시가격이 분모로 들어가는데, 공시가겨이 인하되면 결과적으로 실제 양도가액 대비 높은 비율만큼 취득가액을 인정받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에 따라 양도차익은 줄고 결과적으로 양도소득세 부담도 줄게 된다. 환산취득가액이 적용 가능한 부동산은 공시가격이 떨어진 시점에 매매하는 것이 절세에 유리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공시지가는 국고보조금, 국민주택채권 등 국민 생활의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준이다. 부동산 공시가격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보유나 매도, 증여 등 의사결정 시 참고한다면 중요한 절세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다.




/장지인 NH농협은행 AII100자문센터 세무전문위원


※‘NH All100자문센터’는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금융(재무설계)전문가 등 자산관리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종합금융상담·세무상담·부동산 상담·은퇴설계 등 전국의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1:1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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