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관식 데려간 딸 '쇼핑' 자랑에…파푸아 장관 결국 '사퇴'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에 파푸아뉴기니 대표단의 일원을 참석한 저스틴 트카첸코 외무장관의 딸 사바나. 연합뉴스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에 파견했던 대표단의 경비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파푸아뉴기니의 외무장관이 결국 사퇴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저스틴 트카첸코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은 제임스 마라페 총리와 논의한 뒤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파푸아뉴기니는 남태평양에 있는 도서 국가로 영연방 국가다.


파푸아뉴기니는 지난 6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찰스 3세 대관식에 30명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대표단의 규모가 큰데다, 이들이 숙박·항공료 등 여비로 1인당 5만키나(약 1900만원)의 수당을 지급받은 것이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대중의 분노가 트카첸코에 향한 이유는 그의 딸이 대표단과 동행해 대관식에 참석하면서 크게 번졌다. 트카첸코의 딸인 사바나는 대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명품 쇼핑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린 것이 문제가 됐다.


시민들은 법대생인 사바나가 명품 쇼핑을 하고, 아버지와 함께 1등석에 탑승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역겹다” “납세자들의 돈이 이렇게 낭비되는 것을 보다니 슬프다”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저스틴 트카첸코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왼쪽). EPA연합뉴스

트카첸코 장관은 딸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원시 동물"이라고 불렀다가 논란을 더 키우기도 했다. 이후 그는 이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일의 진실이 명확히 알려지고, 잘못된 정보와 거짓말이 정정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라페 총리는 트카첸코의 가족, 특히 딸 사바나가 최근 충격적인 경험을 한 것에 사과하고 싶다면서 "어느 여성도 사바나가 최근 겪은 것과 같은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카첸코 장관은 "이번 논란이 오는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문에 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9∼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24일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 참석차 호주로 이동하는 길에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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