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투證, 190조 美 인수금융 공략 첫발…합작사 SF크레디트 설립 완료

1월 뉴욕 맨해튼에 합작사 설립
김남구·유상호 등 경영진 화력 지원
KIC 출신 글로벌통 한정희 대표 선임
연내 대형 인수금융 거래 발굴 목표

지난해 9월 스티펄 뉴욕 사무실에서 정일문(오른쪽)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론 크루셥스키 스티펄 회장이 합작사 설립 계약 체결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071050)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미국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시장 공략에 내디딘 첫 결실이 나왔다. 한투증권은 최근 미국 금융사 ‘스티펄파이낸셜’과 관련 합작사 설립과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인가를 확보했다. 한국금융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현지 대형 거래 발굴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연내 첫 투자를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1월 스티펄과 함께 미국 뉴욕에 조인트벤처(JV)인 ‘SF 크레디트파트너스’ 설립을 완료했다. SF크레디트의 설립 자본금은 3900만 달러(약 522억 원)로 2028년까지 약 2억 달러(약 2673억 원)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SF크레디트는 법인 출범과 함께 미국 금융 당국으로부터 렌딩(lending·대출) 인가를 확보했다. 글로벌 금융 투자 정보 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2022년 북미 지역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시장의 자금 규모는 1441억 달러(약 190조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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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스티펄은 미국 내에서 대형 IB가 참여하기 어려운 중견·중소기업 대상 사모대출이 활발한 회사로 한투증권이 스티펄을 통해 현지의 투자 기회를 먼저 검토할 수 있게 됐다”면서 “미국은 국내와 달리 금융기관의 투자 행위마다 인가를 주는데 그중에서 인수금융에 필수적인 대출 인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SF크레디트는 뉴욕 맨해튼 중심지 7번가에 위치한 악사에퀴터블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해당 건물에는 SF크레디트 외에도 BNP파리바·씨티은행·UBS파이낸셜서비스 등 대형 글로벌 금융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10명 안팎인 인력 규모도 확충할 예정이다.


SF크레디트 설립은 지난해 9월 한국투자증권이 스티펄과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뤄졌다. 지분 구조는 한국투자증권이 75.1%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랐고 스티펄의 지분율은 24.9%다. 향후 두 회사는 미국뿐 아니라 국내 및 아시아 시장 공동 거래 발굴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초대 대표로는 SF크레디트 설립을 주도한 한정희(사진) 전 한국투자증권 글로벌사업담당(상무)이 맡았다. 한정희 SF크레디트 대표는 성균관대 경제학과, 카네기멜런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한국투자공사(KIC) 헤지펀드섹션장을 지냈다. 2020년부터는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해 글로벌신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2019년부터는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해 글로벌신사업실을 이끌었다. 해외 대체투자와 채권 운용 등에 대한 전문성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SF크레디트는 법인 출범 직후 몇 차례 현지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인수금융 및 대출 기관으로 참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외부에 알릴 만한 대형 규모는 아니었지만 연내 대형 거래 발굴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금융지주의 김남구 회장과 한투증권의 유상호 부회장 등이 뉴욕에 오래 머물며 SF크레디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동남아 출장을 마친 후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SF크레디트 설립을 통한 미국 인수금융 시장 진출은 한국금융지주의 글로벌 영토 확장의 노력 중 하나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은 “뉴욕 등 핵심 거점을 비롯한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을 정비, 보완해 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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