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무직 실업자 15만명↑, AI 공습에 일자리 소멸 위기

AI 발달에 기업 효율화 추구하며
줄어든 일자리, 다시 늘기 쉽지 않을 듯

미국 뉴욕 맨해튼의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고용시장에서 사무직인 ‘화이트칼라’ 일자리 수요가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부터 미국 화이트칼라 종사자들에 대한 대규모 감원이 이뤄진 가운데, 인공지능(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대체하고 기업들도 비용 효율화를 추구하면서 줄어든 일자리가 다시 늘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 최근 화이트칼라 종사자의 실업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비영리단체 ‘임플로이 아메리카’에 따르면 올해 3월 마감된 회계연도 기간 증가한 화이트칼라 실업자는 15만 명에 이르렀다. 특히 정보기술(IT) 종사자들의 실직이 많았다. 미국 노동부 통계를 보면 IT 분야 정리해고는 1년 전에 비해 88% 급증했고 금융과 보험 업계의 정리해고는 55% 늘어났다.


경기가 개선되더라도 화이트칼라 채용이 다시 급증할지도 미지수다. AI가 발달하면서 각 기업에서 화이트칼라 노동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정리해고를 단행한 직후 “직원들이 떠난 자리가 앞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I 등 새로운 기술이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 역시 5년 이내에 인사 분야 등 7800명의 일자리를 AI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맥도날드, 볼보 등의 전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지낸 아티프 라피크는 "우리는 지식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있는 것 같다"며 "이제는 같은 일을 하기 위해 더 적은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식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각종 현장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에 따르면 오는 2031년까지 식당 요리사와 패스트푸드 음식점 종업원, 화물 운송 등 1년에 3만 2000달러(약 420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는 블루칼라 일자리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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