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알코올중독 증상을 보인 아들의 이상행동에 순간적인 분노로 아들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60대 어머니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60대·여)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2일 오전 5시쯤 부산 부산진구 주거지 큰방에서 아들 B(30대·남)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에 따르면, B씨는 10년 넘게 일정한 직업 없이 집에서 술을 마시며 지내 모자 간에 다툼이 잦았다.
사건 며칠 전부터는 B씨가 의미를 알기 힘든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벽을 보고 손뼉을 치는 등 이상행동을 이어갔다.
이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A씨는 순간 격분해 둔기로 B씨를 수차례 때렸다.
B씨는 다발성 갈비뼈 골절, 광범위한 좌상, 외상성 쇼크 등을 입은 채 작은 방에 3일간 방치돼 있다가 결국 숨졌다.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돼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를 평결했다. 다만 양형 의견은 징역 3년 이하 집행유예부터 징역 5년까지 다양했다.
재판부는 "생명은 형법이 보호하는 여러 법익 가운데 가장 고귀하고 존엄한 것"이라면서도, "A씨가 알코올중독 증세를 보인 아들을 10년간 적극 부양했고 아들과의 갈등으로 지쳐 있던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이 이뤄진 점, 피해자의 여동생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