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때 이른 여름 맞이에 나섰다. 지난 봄 불황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었던 패션 기업들은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를 실적 개선 디딤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SI)은 반팔 티셔츠와, 여름용 니트 등의 제품이 지난해보다 2주 가량 이르게 판매되면서 보브·지컷·델라라나·일라일·스튜디오톰보이 등 여성복 브랜드의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에서 판매하는 냉감 의류 제품도 같은 기간 매출이 52.4% 늘었다.
팬데믹 기간 시작된 고프코어룩(아웃도어룩인 동시에 일상복)의 유행이 올해에도 계속되면서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의상도 인기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에피그램은 지난해 여름 큰 인기를 끌었던 ‘청량 셋업’의 라인업을 올해 1.2배로 늘렸다. 청량 셋업은 땀을 빠르게 증발 시키는 냉감 소재로 만들어져 서늘한 촉감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의 4월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0% 늘었다. K2는 땀 배출 효과가 기존의 나일론 대비 2배 높은 ‘초냉감 아이스 나일론’을 적용한 K2코드10 ‘아이스 라운드 티셔츠’와 ‘조거 팬츠’를 16일 출시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름용 니트 소재가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제품 출시도 앞다퉈 이뤄지고 있다. LF(093050) 닥스는 남성 ‘위브 반팔 니트’를 출시하고 내달 12일까지 LF몰에서 여름 시즌 남성 니트 스타일링 기획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LF 관계자는 “니트 소재는 특유의 넓은 조직 덕분에 통기성이 좋아 쾌적한 착용감이 좋고 캐주얼 하면서도 포멀한 느낌을 연출하기 쉬워 여름철 판매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름 신발 역시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4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여름 신발 매출이 지난해 바캉스 시즌(7~8월) 매출 비중의 90%를 넘겼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여름 샌들 팝업을 최대 1개월 가량 앞당겨 열고 신규 브랜드 소개에 나섰다. 아울러 여름을 겨냥한 신규 브랜드도 새롭게 들였다. 신세계 편집숍인 분더샵에 ‘카카토스’와 ‘드 시에나’, 젤리슈즈로 대표되는 ‘헤븐리젤리’와 플립플랍으로 유명한 ‘토앤토’ 등을 추가했다.
이은영 신세계 잡화담당은 “때 이른 더위와 캐주얼 슈즈 유행으로 벌써부터 여름 신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하는 고객 니즈를 충족하며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