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관세장벽에 막힌 테슬라…현지에 생산공장 건설 추진

협상 교착 상태 빠지자
인도 고위 관료들 만나
생산지원 활용안 등 교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인도에 자동차 및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인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해만 해도 수출길을 잘 닦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인도 정부와의 관세 인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테슬라 공급망 부문 수석 임원인 칸 부디라즈 등이 이끄는 대표단은 이날 인도에서 라지브 찬드라세카르 전자·정보기술(IT) 담당 부장관 등 고위 관료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테슬라는 인도 현지에 전기차 조립 및 배터리 제조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테슬라는 여전히 현지 사정과 정책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만남은 테슬라가 지난해 5월 인도 진출 계획을 잠정 보류한 지 약 1년 만에 이뤄졌다. 지난해 테슬라는 인도 정부에 자동차 수입 관세를 100%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인도 현지 생산 전에 수출을 통해 인도의 전기차 수요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인도 정부가 현지 생산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교착됐다.


이날 만남에서는 인도 정부의 현지 생산 지원 정책을 테슬라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가 주로 논의됐다. 인도는 현지에서 자동차와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약 60억 달러의 보조금을 책정한 상태다. 2030년까지 인도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을 30%로 늘리겠다는 것이 인도 정부의 목표다.


테슬라로서도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를 포기하기는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년 연간 2000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도 현지의 공공 정책 자문기관인 화이트돌핀미디어 관계자는 “테슬라가 (인도의) 자동차 붐을 이용하기 위해 이번에는 다른 마음과 전략을 갖고 온 것 같다”며 “테슬라가 공장을 설립하면 세금 지원 등에 대한 협상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와 인도 정부는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한국·인도네시아 정부와도 잠재적 투자에 대해 논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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