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법리적 판단 확대…'親노조 프레임' 벗어나나

법률자문위원 21명 보강…판정 신뢰 제고 긍정적
노동계, 법치주의 반감 높아…노사 중심잡기 과제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서울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노동분쟁 조정 기구인 노동위원회를 총괄하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정부의 노사 법치주의 기조에 맞춰 법리적 판단 기능을 강화한다. 노동위 판정의 신뢰성 제고 측면에서 반길 변화다. 다만 노사 법치주의에 대한 우려가 큰 노동계도 아우를 만큼 노동위의 판정 중심 잡기가 과제다. 전 정부에서 중노위는 경영계로부터 친노동 색이 짙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중노위는 19일 법률자문위원 21명을 추가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법률자문위원단 구성원은 43명으로 늘었다. 이는 법적 판단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신규 위원 21명은 변호사 16명, 노동법 교수 5명으로 구성됐다. 위원들은 전직 대전고등법원장, 전직 서울고등법원 노동 전담 판사 등 화려한 법조 이력이 눈에 띈다. 중노위 특성을 고려해 판사 출신이 대거 합류한 점도 특징이다. 이들은 중노위원장 자문과 중요 사건에 대한 법리적 의견을 제안한다.


중노위는 자문위원을 통해 노동위 판정 전문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노동위의 핵심 평가지표는 노동위 재심 판정이 법원에서 유지되는 비율인 재심유지율이다. 그런데 재심유지율은 2019년 88.5% 이후 지난해 84.2%까지 추세적으로 줄고 있다. 노동위에 온 사건이 복잡한 데다 전문성과 인력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노동위의 전문성 강화가 정부가 내건 노사 법치주의 강화와 맥락이 닿은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 회계, 보조금, 규약 등 운영 사안 전반과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위법성까지 규율하고 있다. 고용부는 법에 근거한 정당한 행정이라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국제적인 노동권 보호 흐름과 경색된 노정 관계에 비춰 과도한 법 해석 및 행정이라고 비판해왔다.


중노위는 중립적 판정 기구임에도 정권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전 정부에서 중노위는 CJ대한통운 원·하청 사건에서 하청의 입장을 대변하는 판정을 내렸다. 하청이 요구한 원청의 단체교섭에 응하라는 취지다. 이 같은 원청의 사용자성 확대는 노동계가 원하고, 경영계와 정부가 우려하는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의 골자다. 현 김태기 중노위원장은 취임 전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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