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강변북로의 퇴근길은 여느 때처럼 막히고 혼잡했습니다. 평소와 다른 점은 테슬라 모델 X를 탑승하고 도로 위를 달렸다는 것이죠. 기자가 핸들에 달린 버튼 하나만 눌러 자율주행 보조 기능 ‘오토파일럿’을 켜자 주행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정체 구간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속도를 조절했습니다. 옆 차선에서 갑자기 다른 차량이 끼어들 때도 모델 X는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줬습니다. 서울 출퇴근길에서 느껴왔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랑하는 오토파일럿은 모든 테슬라 차에 기본으로 탑재된 첨단주행보조기능입니다. 차량을 자동으로 조향하고 가속과 제동을 알아서 하도록 합니다. 자율주행 기능이 개선됨에 따라 차량도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 업그레이드됩니다. 시승차량은 완전자율주행패키지(FSD) 선택 사양이 적용됐습니다.
테슬라는 아직 완전자율주행 시대가 오지 않은 만큼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디테일한 장치를 심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키면 운전자가 전방주시에 태만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오토파일럿이 작동해도 최소한 운전대에 손을 얹고 있어야 하며 핸들에서 손의 무게감이 인지되지 않을 경우 계기판에서 경고 사인을 내보내죠. 테슬라가 자동차를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제품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지만 차의 기본 덕목인 안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겁니다.
머스크 CEO는 오토파일럿을 비롯한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조하며 자사 차량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라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기가팩토리에서 열린 2023년 주주총회에 참석해 “테슬라는 항상 차량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자동 비상 제동 시스템과 에어백 작동 방식 등을 개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도 적용된다고 합니다. 과열 보호 기능이 대표적입니다. 테슬라 차 안에서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과열로 인해 사망한 사례는 단 1건도 없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실내 온도가 치명적인 수준까지 오르지 않도록 모니터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현재 자동차의 평균적인 이용 시간은 주당 약 10~12시간인데 완전자율주행이 실현되면 차량 이용률은 5배 증가하고 사용가치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완전자율주행 구현 기능은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10배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머스크 CEO의 발언은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지난 2월 열렸던 미국프로축구(NFL) 결승전 슈퍼볼의 TV 광고 시간에는 갑자기 테슬라의 FSD를 비판하는 광고가 방영됐습니다. 슈퍼볼 광고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기로 유명하죠. ‘여명 프로젝트’(The Dawn Project)라는 단체의 광고에는 테슬라 모델 3 차량이 등장해 FSD 모드로 운행하면서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어린이 모양의 인형을 치고 유모차를 들이받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어 ‘진입하지 마시오’라고 적힌 교통표지판도 그대로 통과해버리는 등 FSD 기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이 단체는 광고에서 “기만적인 마케팅과 한심할 정도로 엉터리 기술로 만들어진 테슬라의 FSD는 대중들에게 위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토파일럿 기능은 확실히 덩치가 큰 모델 X 운전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덜어줬습니다. 모델 X는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입니다. 기본형 트림 기준 최대 출력은 670마력(hp)이며 최고 시속은 250㎞에 달합니다. 제로백(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9초입니다. 1회 충전시 최대 478km를 주행할 수 있어요.
시트는 5, 6, 7석으로 구성돼 필요에 따라 선택이 가능합니다. 운전자 전면에는 파노라마 윈드실드(앞창)가 천장까지 길게 뻗어 있습니다. 시원한 개방감 덕분에 전방 주시가 더욱 쉽습니다.
테슬라의 전기차 플랫폼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모델 X의 플랫폼은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기술을 통합해 성능과 효율성 면에서 최적의 조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새로운 배터리 팩과 모듈을 기반으로 더욱 효율적인 열 관리와 빠른 충전이 가능해졌습니다.
인테리어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차량 중앙에 위치한 17인치 터치스크린에는 좌우 각도 조절 기능이 추가됐으며 가로 방향으로 바꿔 내비게이션, 영화 등 콘텐츠를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습니다. 앞 좌석에는 통풍시트를 기본으로 구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뒷좌석 탑승자도 2열에 새롭게 탑재된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도 가능해요.
테슬라 모델 X의 뒷좌석은 ‘팔콘 윙’으로 열고 닫혀 이 차량의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더해주죠. 양 옆의 문이 위로 올라가는 만큼 사람이 타고 물건을 싣는 데 한결 편합니다. 모델 X는 최대 2614ℓ의 여유로운 적재공간도 갖췄습니다. 캠핑과 차박을 즐길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 거죠.
모델 X는 트림이 두 가지입니다. 기본형 가격은 1억3949만 원 이상이며 고급형인 플래드 가격은 1억5706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기본형에는 듀얼 모터가 들어가는 반면 플래드에는 트라이 모터가 장착됩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업계가 테슬라의 전략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테슬라 관련 소식을 쉽게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