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9억 원) 2연패 전망에 파란불을 켰다.
홍정민은 20일 강원 춘천 라데나GC(파72)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안선주에게 3홀 차로 이겼다. 3년 차 홍정민은 베테랑 안선주를 상대로 전반에 버디만 3개를 몰아치며 치고 나갔다. 그리고 16번 홀(파3)에서 장거리 파 퍼트를 떨어트리며 2홀을 남겨두고 승리했다.
그는 앞선 조별리그에서 신예 방신실의 돌풍을 잠재웠고 16강전에서 지한솔을 꺾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투어 첫 우승을 했던 홍정민은 통산 2승째와 대회 첫 타이틀 방어 기록을 눈앞에 뒀다.
변수가 많은 매치 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대회에서는 올해 15회째를 맞는 동안 2년 연속 우승한 선수가 아직 없다.
홍정민은 8강전을 마친 뒤 "타이틀 방어에 욕심이 나기도 하지만 상승세인 선수들과 맞붙어야 해서 (우승이) 가깝게 느껴지진 않는다"면서도 "내일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홍정민의 4강 상대는 성유진이다. 성유진은 이날 2년 차 유서연에게 6홀 차 완승을 거뒀다. 전반을 3홀 차 리드로 마친 성유진은 후반 들어 유서연의 10번 홀(파4) 보기와 자신의 12번 홀(파5) 버디가 교차하면서 승기를 굳혔다. 이후 13번 홀(파3)에서 6홀 차로 달아나 일찌감치 승리를 따냈다.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이긴 성유진은 16강전에 이은 5연승을 기록했다. 성유진은 '홍정민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취재진 언급에 "내 기세가 더 좋은 것 같다"며 "주눅 들지 않고 선배로서 더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열심히 해보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통산 3승의 박현경은 노승희에게 2홀 차 역전승을 따냈다. 4번 홀을 내준 박현경은 9번 홀에서 올스퀘어를 만든 뒤 10번, 15번 홀(이상 파4)에서 파를 지켜 2타 차로 달아났다. 앞서 16강에서는 박지영을 역시 2홀 차로 꺾었다.
경기를 마친 박현경은 "주말까지 숙소 예약을 해놨기 때문에 숙박비가 아까우니 일요일까지 치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며 "정말 일요일까지 칠 수 있게 돼 좋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매치플레이는 운도 필요하고 상대성도 필요하다 보니 오히려 내려놓고 플레이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우승을 생각하기보단 부담 없이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나희원은 한진선과 3차 연장 접전 끝에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18개 홀에서 4홀씩 나눠 가진 나희원과 한진선은 1·2차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나희원은 3차 연장인 18번 홀(파5)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나희원은 엄청난 집중력으로 파 퍼트에 성공하면서 보기를 써낸 한진선을 제쳤다.
"정말 골프는 알 수가 없다"는 나희원은 "연장에서 처음 이겨봤다. 남은 대회도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티샷이 물에 빠졌을 당시에 대해선 "오히려 편하게 칠 수 있었다"며 "자책하기보단 앞으로도 계속 골프를 칠 거니깐 연습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