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까 떨어질까…'집값의 앞날', 주식 시장은 안다? [코주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집값이 이제는 바닥을 다지고 있는 걸까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집값·전셋값 하락 폭이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아파트값 반등에 성공한 곳도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송파(-0.01%→0.08%), 서초(0.02%→0.02), 강동(-0.01%→0.02%), 동작(0.00%→0.02%), 강남구(0.03%→0.01%)가 모두 올랐습니다. 용산과 노원까지도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을 늘렸고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 반등을 말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급매물이 소진된 곳을 중심으로 매물 가격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평가는 어디까지나 부동산 시장 내부의 의견인 거고, 부동산 시장 밖에선 요즘의 집값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주식 시장에서 바라본 부동산 시장 전망 그리고 건설주 투자 팁을 <코주부>가 정리해봤습니다.


급증하는 미분양, 내년엔 감소?

미분양은 분양 경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좋은 분양 성적을 거두려면 일단 기존에 쌓여있는 재고(=미분양)가 발목을 잡지 않아야 하니까요. 팔리지 않은 물건이 산더미인데, 또 물건을 찍어내 팔 수는 없죠. 이렇듯 부동산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미분양이 내년부터 줄어들 거라는 전망을 낸 증권사가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강경태 연구원은 "과거 추이를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등락하기 시작한 1~1.5년 뒤에 기준금리가 동일한 방향으로 등락했고, 기준금리 등락이 시작된 시점부터 미분양 주택의 증감이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미분양 주택은 내년부터 감소세로 접어들 거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미분양에 주택담보대출이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모두가 대출로 집을 사기 때문입니다. 대출금리 부담이 떨어지면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부담이 줄어들고, 미분양이 조금 더 수월하게 해소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주택담보대출금리 흐름을 살펴볼까요? 한국은행에서 예금은행들의 신규취급액을 가중평균해서 구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023년 3월 4.40%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4.82%까지 상승했던 2022년 10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한 수치. 우리나라 금리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금리 역시 지난 5월 초에 열린 FOMC를 끝으로 오름세를 멈췄단 분석이 유력하죠. 강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연말로 갈수록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외국인, 30대 어서 오고

또 한 가지 부동산 시장에 희망적인 소식은 썰물 빠지듯 건설주에서 발을 뺐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6일 이후 건설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데요. 삼성물산을 26일 부터 12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했고 현대건설도 26일부터 7거래일 동안 95억원어치를 샀습니다. GS건설 역시 지난달 26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100억원을 넘습니다.


건설주에 외국인이 돌아왔다면 주택 매매 시장엔 30대가 컴백했습니다. 1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에서 30대가 매입한 아파트 비중은 26.6%로 40대를 추월했습니다. 2019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입니다.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LTV가 80%로 상향된 영향 등 규제 완화로 30대의 구매력이 높아진 덕분. 삼성증권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30대는 주택시장의 신규 수요처로 매우 중요한 세대"라며 "30대의 구매력 향상과 주택거래 주도는 시장 회복에 긍정적"이라고 평했습니다.


몇 가지 변수들

물론 주택 시장 경기 회복을 속단하기엔 아직 위험 요소가 많습니다. 건설주 등 부동산 관련주 투자 또는 부동산 투자시 참고해야할 지표와 변수 몇 가지 빠르게 짚어드립니다. ① 부동산 청약 시장 양극화입니다. 유안타증권은 분양률 70%에 못 미치는 지역을 조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분기(1~3월) 초기분양률은 수도권 77.3%, 지방 5대 광역시 44.1%로 차이가 컸습니다. 초기 분양률이 낮은 지역에서의 부동산 거래, 또는 이런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건설사에 대한 투자는 한 번 더 생각해보시는 것이 좋겠죠.




◇1분기 초기 분양률(단위: %)


70% 이상 : 서울(98), 제주 (89.2) 경기(77.1)


70% 미만 : 부산 (69.8), 대전 (67.4), 인천 (58.3)


50% 미만 : 충남 (25.4), 충북 (22.8), 경북 (19.6), 전북 (17.4), 전남 (14.6)


10% 미만 : 울산 (3.8), 대구 (1.4)


※초기 분양률 : 신규 분양아파트의 초기 분양기간(3개월 초과~6개월 이하)에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의 비율, 조사 대상 : HUG 주택분양보증이 발급된 30가구 이상의 민간아파트.





② 전세가 하락입니다. 집값은 하락세가 주춤하지만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 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0.9%로 2011년 12월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전세가율 하락은 통상 매수심리 위축으로 이어집니다. 전세가가 떨어지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매매가는 오르는데 전셋값은 신통치 않거나 오히려 떨어진다? 그런 지역이나 단지는 투자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③ 유동성 축소 시기입니다.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훨씬 심하거나, 미국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게 시작된다면 주택 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증권 김승준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주택주의 핵심은 매크로에 있으며, 특히 유동성 축소 여부에 있다. 현재까지는 유동성 축소가 멈춘 모양새지만, 고금리 유지에 따라 재차 축소될 수 있는 상황이다. 주택주에 대해 관망 의견을 유지한다"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냈습니다. 끝으로 ④ 치솟는 건설 원가도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원가율이 치솟고 있습니다. 원가율 상승은 건설사의 마진 축소로 이아져지죠. 그래서 증권사에서는 해외 수주에 적극적인 건설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하고 있는데요.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택 부문에서의 원가율 이슈는 아직까지 진행 중"이라며 "시장은 점차 주택보다는 해외 신규수주와 그에 따른 성장성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증권에서 정리한 건설사들의 주요 해외 프로젝트는 하나증권엥서 정리한 아래 표를 참고하시고요. 또한 대형건설사들은 좋은 분위기이지만, 중견 건설사들은 여전히 위험이 진행중이기에 건설사들의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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