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KT 내부의 이권 카르텔 규명 작업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KT 본사 등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진행한 검찰은 관계자 조사를 통해 남중수 전 KT 사장 등 ‘윗선’ 간의 역학관계를 파악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KT 본사?KT 하청업체인 KDFS 등 10여 곳에 대한 강제 수사를 16일 착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주까지 디지털 증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미 확보한 증거로 일감 몰아주기 혐의(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규명은 이미 가능하다는 것이 검찰 내부 분위기다.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전초전으로 시작해 KT 내부의 이권카르텔까지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입건된 피의자는 구현모 전 대표와 황욱정 KDFS 대표, KT경영지원부문장인 신모 씨, 윤경림 전 KT 사장 등이지만, 가장 핵심 뒷배로 꼽히는 것은 남 전 KT 사장이다. 참여정부 시절 KT 회장으로 재직한 남 전 사장은 과거 인사청탁 및 뇌물수수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았음에도 최근 KT 동우회장으로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검찰은 최근 황 대표가 거액의 현금을 인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이 남 전 사장에게도 흘러갔는지 살펴보는 중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황 대표가 소유한 KDFS 지분 42.25%에도 남 전 사장의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등 차명 주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KDFS는 2010년 8월 KT의 영업부문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설립됐는데 지분 대부분이 개인에게 몰린 정황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강철 전 KT 사외이사 등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T와 관련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남 전 사장 등 KT 전?현직 임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