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자 브룩스 켑카(미국)만큼 화제를 몰고 다닌 선수가 있다. 투어 프로가 아닌 클럽 프로로 출전한 마이클 블록(46·미국)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비에호의 아로요 타라부코 골프클럽 소속의 헤드 프로인 블록은 22일(이하 한국 시간) 끝난 이번 대회에서 최종 합계 1오버파 281타를 적어내 공동 15위에 올랐다.
PGA 챔피언십은 156명의 출전 선수 중 20명의 출전권을 미국 내 클럽 프로에게 배분하는데 클럽 프로 선수가 공동 15위를 기록한 것은 1988년 제이 오버턴(미국)이 공동 17위에 오른 뒤 35년 만에 최고 성적이다.
공동 8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블록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같은 조에서 샷 대결을 펼치는 영광을 안았다. 블록 평생의 자랑거리는 끝이 아니었다. 151야드 파3인 15번 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간 것. 경기 후 블록은 “매킬로이가 내게 홀인원이라고 다섯 차례나 말했다. 매킬로이가 내게 홀인원을 했다고 말해주는 건 정말 멋진 경험”이라고 기뻐했다.
이날 홀인원 1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잃은 블록은 합계 1오버파 281타의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쳐 상금 28만 8333달러(약 3억 8000만 원)를 벌어들였다. 골프닷컴에 따르면 45분간 개인 지도를 하면서 125달러(약 16만 원)를 받는 블록이 2307회의 레슨을 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다.
여기에 이번 대회 15위 이내 선수에게 주어지는 내년 PGA 챔피언십 출전권을 확보했고 당장 25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도 스폰서 초청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블록은 “제가 60세가 될 때 돌아봐도 제 인생 최고의 한 주로 기억될 것”이라며 “초현실적인 경험이었고 앞으로의 삶이 전과는 같지 않을 거라는 묘한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좋은 쪽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