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년내 만기 30조…해외 부동산펀드가 위험하다

◆금감원, 2년4개월만에 자료공개…전체 설정액 38% 달해
美 상업용 부동산 침체 시점 겹쳐
매각 불발 → 환매 연기·중단 우려

미국 뉴욕 맨해튼 빌딩가 전경. AP연합뉴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지역은행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 파산 위기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3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부동산펀드가 3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지난해 말까지 조성된 해외 부동산펀드는 78조 5000억 원인데 전체의 40%에 육박하는 투자금이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기와 맞물려 만기가 닥치는 것이다.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펀드들이 편입한 오피스빌딩과 호텔·물류센터 등의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펀드 환매 중단이나 만기 연장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해외 부동산펀드 만기 물량은 29조 9000억 원에 달한다. 금감원이 해외 부동산펀드 관련 투자 자료를 공개한 것은 2020년 12월이 마지막으로 이마저도 2020년 4월 기준이라 최근 해외 부동산펀드의 건전성을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부동산펀드(해외 부동산 비중 50% 이상)’ 설정액이 78조 5000억 원으로 2020년 4월(56조 5000억 원)보다 38.9%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9조 5000억 원(12.1%) 규모의 해외 부동산펀드를 시작으로 내년 11조 6000억 원(14.8%), 2025년 8조 8000억 원(11.2%)의 펀드 물량 만기가 돌아온다고 적시했다. 3년 내 만기를 맞는 해외 부동산펀드 규모가 전체 펀드 설정액의 38.1%에 달하는 셈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은 엔데믹에도 재택근무 지속과 경기 침체 우려로 상업용 건물의 공실률이 높아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올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0.76% 하락했다. 전 분기 대비 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것은 약 12년 만이다.


금감원도 2020년 말 해외 부동산펀드 투자 자료를 공개하면서 잠재 리스크로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른 ‘원금 손실과 신용 위험’ 우려를 제시했는데 이것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게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오기형 의원은 “미국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이미 시작됐고 향후 급락을 예상하는 해외 투자은행(IB)도 있다”며 “해외 부동산펀드의 부실 우려가 만만치 않으니 금융 당국이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전면적으로 실태를 점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제공=오기형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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