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안 쓰니 화폐 유통 시스템 운영에 부담…ATM 점차 사라지나

한은 상반기 화폐유통시스템 협의회
ATM 이용도 줄면서 사업 수익성 저하

서울시내 은행 현금인출기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현금 사용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국내 화폐유동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로 전환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이 점차 사라지면 현금 접근성 하락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23일 한국은행은 ‘상반기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를 개최하고 최근 화폐 수급 동향, 국내 화폐유통시스템 현황 등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화폐 사용이 점차 줄어들면서 국내 화폐유통시스템이 점차 약화될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금 공급이나 유통 사업은 일정 수준 이상 거래가 필요한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현금 사용 감소는 현금 1단위당 비용을 늘려 현금 인프라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ATM 이용 횟수나 현금 수송·정사 물량 등이 크게 감소하면서 비금융 ATM 운영업체나 현금 수송 회사 등 화폐 부문 경영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기관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용 절감, 사업 다각화, 금융기관과의 수수료 조정 협의 등을 추정하고 있으나 앞으로 화폐 취급 사업 수익성이 저하된다면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현금 없는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도 제기됐다. 국민들의 현금 사용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현금사용선택권 보장과 관련된 법률 제정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이나 연령 등에 따라 화폐 사용 여건에 차이가 있는 만큼 맞춤형 정책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매·유통업체 등 매장 안에 주화 회수가 가능한 기기를 배치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도 협의체는 회의에서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참가 기관간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면서 화폐유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다각적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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