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급증했던 상품 수요가 가라앉으면서, 이를 수송할 컨테이너의 생산량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해양 컨설팅사 드루리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업계 표준 컨테이너 규격인 20피트 컨테이너 생산량이 올 1분기 30만6000대로 106만대였던 전년동기대비 71%나 급감했다. FT는 “팬데믹 당시 이동에 제한이 생긴 대신 상품 수출입 수요가 급증해서 컨테이너 상자가 부족했던 것과 정반대”라며 “제한이 완화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며 수출 수요가 줄었고, 해운업계가 정반대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글로벌 수출도 주춤할 것으로 보여, 컨테이너 업계의 전망도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 증가율은 1.7%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전년대비 0.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생산된 컨테이너를 감당할 수 없는 공급 과잉이다. 드루리 분석을 보면, 팬데믹이 한창인 2021년 글로벌 컨테이너 생산량은 전년대비 두 배가 넘는 710만개에 달했다. FT는 “항구마다 미사용 컨테이너를 보관할 공간을 찾아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해운업체 머스크의 앤소피 젤랑 칼슨 아태지역 고객 배송 책임자는 “회사가 공급과잉을 대응하기 위해 오래된 컨테이너를 더 많이 팔거나 폐기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FT는 특히 중국 업체들이 받는 타격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컨테이너 제조업체인 중국국제해상컨테이너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억60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91%나 급감했다. 이 회사는 FT에 “무역 감소에 따라 컨테이너 수요도 줄면서 1분기 컨테이너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77%나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업체 코스코(COSCO)의 컨테이너 제조부문은 올 1분기 이익이 3억9800만 위안으로 71%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