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찜'한 美 시버트 "잘 나가네"

1분기 업황 악화에도 흑자전환
"경영권 인수땐 시너지 확대"
빅테크 글로벌 투자 모범사례
전통 금융권은 M&A에 소극적
"금융지주도 적극 나서야" 지적


카카오페이가 경영권 확보에 나선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가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면서 국내 빅테크의 모범적인 글로벌 투자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기존 전통 금융권의 해외 투자는 더뎌 앞으로 활발한 투자처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가 악화하는 세계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시버트 매출은 이자 수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가량 증가한 162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영업이익은 430만 달러로, 15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던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올해 4월 시버트 투자를 통해 해외 주식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혜택을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가 가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자산관리 서비스를 비롯해 시버트가 보유한 해외 주식 주문 처리 시스템을 결합한 새로운 투자 솔루션을 마련해 동남아시아와 북미 등 해외 핀테크 기업에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 유치 이후 시버트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51% 지분을 취득한 후에는 본격적인 연결 편입 효과로 사업적 시너지뿐만 아니라 재무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해외 금융사를 인수하며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지만 기존 국내 전통 금융권, 특히 은행 업권의 해외 금융사 인수는 활발하지 않다. 해외 금융사를 인수합병(M&A)하는 것은 단기간에 글로벌 진출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주요 은행에서 이를 실현한 사례는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합병 및 캄보디아 WB파이낸스 인수, 하나은행의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투자 정도가 꼽힌다. 진출 국가도 대부분 동남아시아에 국한돼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 금융권에서 해외 금융사 M&A를 통해 시너지를 내고 성장한 사례는 많지 않다”며 “글로벌 진출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금융지주사들도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는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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