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전에 출품된 작품이 한 어린아이의 실수로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작품의 작가는 화를 내기보다 당황했을 아이와 아이 부모를 위로했으며, 변상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23일 서울 종로구 혜화아트센터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시쯤 센터 제1전시관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전 ‘사람 사는 세상’에 출품된 김운성 작가의 조소 작품 ‘중력을 거스르는’의 일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작가의 작품을 깨뜨린 이는 엄마와 함께 전시회를 찾은 유치원생 남자아이였다. 아이가 고의로 작품을 민 것은 아니고 호기심에 만져보려다가 그만 작품을 떨어뜨렸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해당 작품의 가격은 500만원으로 책정된 상황이었다.

주최 측의 연락을 받은 김 작가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아이를 혼내지 않았으면 한다”며 “좀 더 신경 써서 파손되지 않게 했어야 하는데 작가의 부주의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작품이 파손되고서 부모님과 아이가 충격이 받았을 거라 생각된다”면서 “작가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주시고 잘 이해를 시켜주시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변상(이나) 보상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센터 측에 따르면 김 작가는 깨진 작품을 다시 붙여 22일부터 다시 전시를 하고 있다. 또 센터 측은 이날 아이 엄마에게 연락을 취해 김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했고, 김 작가를 직접 만난 아이 엄마는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 사연은 류근 시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깨진 작품의 사진과 김 작가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류근 시인은 “이 일화를 접하면서 진심으로 코끝이 찡했다.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예술가의 마음이 그 어느 예술 작품보다 감동적으로 느껴졌다”라면서 “작품을 깬 꼬마를 먼저 걱정하는 마음, 이것이야말로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닐까요”라고 적었다.

한편 19인의 예술가가 참여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전 ‘사람 사는 세상’은 이달 24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