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상표권 소송' 멤버들이 이겼다…5년 만에 마무리

사진 제공=MBC

2000년대 국내 최고의 아이돌 그룹 H.O.T를 둘러싼 상표권 소송이 결국 장우혁과 솔트이노베이션의 승소로 일단락됐다. 완전체로 돌아온 H.O.T는 세 차례에 걸친 단독 콘서트를 열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지만 5년 넘게 끌어 온 상표권 소송은 어두운 그림자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23일 스타뉴스에 따르면 김경욱씨가 공연기획사 솔트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금지 민사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김씨가 주장해 온 H.O.T 상표권을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 판결을 내린 것이다. H.O.T의 담당 매니저 출신인 김씨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였다.


대법원 민사2부는 지난 18일 김씨가 제기한 상표권 침해 금지 민사 소송 상고에 대해 심리불속행기각 판결을 내렸다. 심리불속행기각이란 상고 또는 재항고 이유에 대한 주장이 법이 규정한 특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않을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상고 또는 재항고를 기각하는 것을 뜻한다.


또 해당 소송과 관련해 특허법원은 지난 2020년 7월 솔트이노베이션이 김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등록 무효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인용하며 멤버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역시 장우혁과 솔트이노베이션의 상표법 및 저작권법 위반 고소에 대해 2019년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018년 재결합 콘서트를 연 HOT. 사진 제공=솔트이노베이션

앞서 솔트이노베이션은 2018년 10월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H.O.T. 재결합 콘서트를 열었다. 이에 김씨는 지난 1998년 자신이 등록한 상표와 동일·유사한 표장을 사용해 저작권과 상표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솔트이노베이션은 김씨의 문제 제기 이후 H.O.T라는 팀의 약자 대신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High-five Of Teenagers)라는 풀네임을 사용한 콘서트 이름을 확정, 공지했다.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솔트이노베이션 측이 High-five Of Teenagers로 공연을 기획할 것을 알리자 김씨는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H.O.T.라는 상표권이 직·간접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이 역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H.O.T.라는 상표권 침해를 막는 것이 목적”이라고 칼을 빼들었다.


솔트이노베이션은 분통을 터뜨렸다. 회사 측은 “김씨는 마치 멤버들을 상대로 'High-five Of Teenagers'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김씨의 저의를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또한 2018년 'High-five Of Teenagers'라는 이름으로 타이틀을 확정하자 콘서트 직전인 2018년 9월 18일 자로 상표출원을 진행했다. 김씨의 상표출원 날짜를 봤을 때 저희는 이 의도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라고 맞섰다.




지난 2018년 재결합 콘서트를 연 HOT. 뜨거운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진 제공=솔트이노베이션

1심 재판부는 "등록상표권을 침해했다는 행위가 상표권 등록 무효 판결 확정 이전에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그 후 상표등록이 무효로 확정됐다면 침해됐다는 상표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며 김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도 "김씨가 이 사건 도형을 창작했다거나 원본·복제물에 저작자로서의 실명 또는 이명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 없다"며 기각했다.


김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진행된 항소심 역시 “김씨를 저작권자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도형의 저작자는 미국의 그래피티 디자이너들로 봄이 타당하다”며 “원고가 이 사건 도형의 기본 스케치를 하는 등 창작에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그 내역이 명시됐을 텐데, 원고는 ‘제작 코디네이터’ 중 1인으로만 표시됐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심의 변론종결 후 이 사건 도형이 자신의 창작물임을 입증할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며 변론재개를 신청하기도 했지만 재판부는 “판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정도로 관건이 돼 보이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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