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267250)그룹의 지주사 HD현대가 올 들어 두 번째 공모채 발행에서 모집액의 7배가 넘는 자금을 모으며 다시 한번 흥행에 성공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전날 8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년물(300억 원)에 2420억 원, 3년물(300억 원)에 2200억 원, 5년물(200억 원)에 1170억 원 등 총 579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HD현대는 희망 금리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50bp(1bp는 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는데 △2년물 -35bp △3년물 -40bp △5년물 -55bp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HD현대가 제시한 금리보다 훨씬 비싸게 회사채를 사려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HD현대의 회사채 발행은 10월 만기인 1300억 원 규모 공모채와 9월 만기인 500억 원 규모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HD현대는 최대 16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환에 부족한 200억 원은 회사 자체 보유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올 회사채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HD현대그룹은 이미 공모채 발행액이 1조 원을 넘겼다. HD현대건설기계(267270)(A-)가 22일 10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며 그룹사 전체의 총 발행액은 1조 960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A급 이하 비우량채들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앞서 신용등급 A인 HD현대는 2월에도 500억 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12배가 넘는 주문을 받아내며 최종 1000억 원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HD현대중공업(329180)(A, A-)은 신용등급 스플릿(불일치)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이 흥행하며 당초 모집액의 두 배인 2000억 원을 발행했다. ‘A-’급 HD현대일렉트릭(267260)도 700억 원 조달 계획에 1460억 원까지 증액 발행했다.
HD현대는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에서 분할 신설된 HD현대그룹의 지주회사다. 1분기 말 기준 정몽준 이사장 및 특수관계인이 회사 지분의 36.3%를 보유하고 있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조선 부문의 적자 폭이 축소되고, 정유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그룹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사업실적을 시현하고 있다”며 “수소 사업 관련 투자 등으로 그룹의 자금 소요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나, 정유화학 부문의 신규투자가 완료된 점, HD현대오일뱅크 등 종속회사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 등을 감안 시 그룹의 재무안정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