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는 3차 발사에서 소형·큐브 위성 ‘배달’ 능력을 검증하게 되지만 한국 항공우주산업은 벌써 그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2025년 ‘중형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이 당면 목표다. 나아가 2032년에는 달과 화성까지 닿을 수 있는 ‘차세대발사체(KSLV-III)’를 개발해 진정한 ‘뉴스페이스’를 열 계획이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 3차 발사 이후 예정된 ‘4차 발사’는 2025년으로 예정돼 있다. 누리호 4차 발사부터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우연과 함께 발사체를 제작한다. 또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탑재된 3차 발사와 달리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싣는다. 이어 2026년과 2027년 5차, 6차 발사에서는 각각 소형 위성 5개를 우주로 쏘아올릴 계획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정부위성 발사 수요에 따라 누리호를 반복 발사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개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남은 누리호 발사는 민간 이전을 위한 계획이다. 선도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항우연은 이번 3차 발사를 끝으로 차세대발사체 개발에 주력한다. 차세대발사체는 누리호보다 성능이 대폭 강화돼, 대형 위성 발사는 물론 달·화성 탐사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2032년 우리 기술로 1.8톤(t)급 달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 목표다. 누리호 개발을 이끈 고정환 항우연 본부장은 “차세대발사체는 누리호의 3배 성능”이라며 “한국이 우주개발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지니려면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필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발사체 1단 총 추력 기준 누리호는 300톤이지만 차세대발사체는 500톤이다. 현재 누리호는 고도 200km 지구저궤도(LEO)에 3.3톤을 올릴 수 있지만 차세대발사체는 10톤을 띄울 수 있어 우주관광·대형화물수송이 가능해진다. 누리호가 고도 500km와 700km에 각각 2.2톤, 1.9톤을 보낼 수 있는 데 반해 차세대발사체는 각각 7톤, 6.1톤을 옮길 수 있다. 누리호는 달 전이궤도(LTO)에 0.1톤을, 화성 전이궤도(MTO)는 도달 불가능하지만 차세대발사체는 각각 1.8톤, 1톤을 보낼 수 있어 본격적인 달·화성 탐사가 가능해진다.
사업비는 총 2조1324억 원에 달한다. 2030년 첫 발사로 달 궤도에 성능검증위성을 투입하고, 2031년에는 달 착륙선 시험모델을 보낸다. 2032년 최종 달 착륙선을 쏘아올리는 것이 목표다. 항우연 관계자는 “2단형 발사체 개발부터 차세대발사체를 위한 전용 발사대 확보 등 난관이 많지만 대형위성과 우주탐사 등 국가 발사수요에 독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이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