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흑자 전환 기대에 두산에너빌이 오르네!

두산에너빌 전기료 상승 결정 이후 8.4% ‘쑥’
한전기술도 8일간 3.4% 상승…한전은 5.5%↓

한국전력 본사 사옥. 연합뉴스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는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015760)이 3분기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전·가스 등 다른 유틸리티주의 주가가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 한전이 흑자 전환 이후에도 막대한 이자 비용 등으로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 수급이 다른 연관 종목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24일 오전 9시 30분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전날보다 40원(0.24%) 오른 1만 6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2분기 전기요금 상승폭이 ㎾h당 8원으로 정해진 15일 이후 8거래일 중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를 보이면서 8.7% 올랐다. 한전기술(052690)은 전날보다 100원(0.14%) 내린 6만 9500원에 거래 중인데, 15일 이후 3.4%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반면 한국전력은 전기료 상승폭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자 같은 기간 5.5% 하락해 1만 861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전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는 싸늘하게 식었지만, 한전의 흑자전환이 가시화됐다는 점이 유틸리티주의 주가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한전이 올해 3분기 1조 299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 등에 의한 한전의 흑자 전환은 결국 유틸리티주를 둘러싼 수급 여건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유틸리티 대장주인 한전의 영업환경이 한층 나아지면서 에너지 부문의 전반적인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수급 개선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문제는 한전이 그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행해온 한전채 등의 후폭풍이 흑자 전환 이후에도 지속되면서 당분간 주가 상단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전의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적자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한전의 올해 1분기 이자비용은 1조 48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5639억 원보다 1.8배 급증했다. 한전의 재무상태가 개선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대장주인 한전을 제외한 다른 유틸리티주에 먼저 수급이 집중될 개연성이 커진 것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도 한전의 실적과 유틸리티 내 주요 종목들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는 동조화됐다”며 “한전의 흑자전환은 오랜 기간 저평가를 받아온 유틸리티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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