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접속 차단까지…악재에 짓눌린 네카오

광고·커머스업황 회복기미 없고
신규 서비스도 막히며 투심 악화
네이버 4% 떨어져 20만3000원
카카오도 5만6800원까지 밀려나
외국인은 올 수천억원 순매도세

네이버 사옥 전경.



주주 수가 300만 명에 달하는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며 상승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소비 둔화 등의 영향에 주요 사업인 광고·커머스 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정치권의 공세에 신규 서비스가 가로막히는 등 악재가 잇따르는 영향이다. 설상가상으로 네이버의 중국 현지 접속이 차단되면서 ‘네카오’가 한중 갈등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졌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9000원(4.25%) 급락한 20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 역시 2.07% 떨어지며 5만 6800원까지 주가가 밀렸다. 지난주 이후 반도체발 훈풍에 코스피가 2570 턱밑까지 100포인트 가까이 오를 때도 네이버는 오히려 4.9% 하락했고 카카오는 0.3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네카오는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하는 외국인의 선택지에서도 벗어나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삼성전자(9조 1983억 원)를 중심으로 코스피에서 총 11조 3641억 원을 사들였는데 네이버(1751억 원)와 카카오(2157억 원)는 순매도로 사뭇 다른 모습이다.


수익성 둔화 우려에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네카오의 주가가 짓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네카오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차이나 리스크다. 중국이 네이버의 현지 접속을 차단하면서 한한령(限韓令) 대상으로 네이버가 지목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코로나19 비대면 특수가 사라지고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어 네카오의 주요 사업인 광고·커머스에 대한 우울한 전망도 주가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광고와 커머스는 기업들의 경기 상황과 소비심리 등 거시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트래픽은 가파르게 하락했고 비용 감당이 어려워진 대부분의 기업이 마케팅 예산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거센 것도 네카오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카오는 검색 서비스 강화를 위해 추천 키워드 서비스를 출시하려 했지만 정치권이 여론 조작 논란이 일었던 ‘실시간 검색(실검)’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네이버는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서비스 지속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네카오의 서비스 강화 방안이 정치권의 공세에 막힌 사이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들이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무기로 국내 검색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네카오는 안방까지 내줄 처지에 몰렸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64.81%에서 이달 22일 55.61%로 추락했다. 반면 구글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26.8%에서 34.49%로 확대됐다. 카카오의 점유율은 5%대에 그쳤다.


증권가는 당분간 네카오에 불리한 거시경제 상황과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주가를 억누를 수 있지만 업황은 하반기부터 개선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통화 긴축에 따른 고금리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표적 성장주인 네카오의 특성상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와 경기 침체 구간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합리적인 대응을 한 성장주들은 거시경제 정상화 이후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엄청난 추진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저점 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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