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콘솔 기어 노브의 왼편에 있는 빨간색 시동 버튼은 앙증 맞았다. 공차 무게만 2430kg인 육중한 차량의 엔진을 깨울수 있을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의심이 놀라움을 바뀌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다. 빨간색 버튼을 눌렀더니 4.4리터 M 트윈파워 터보 V8 가솔린 엔진이 “두둥~”하는 굉음을 내며 동작했다. BMW X 시리즈 중 가장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X5 M 컴페티션의 진가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BMW X5 M 컴페티션은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형태는 SUV이지만 일반적인 2도어 스포츠카 못지 않은 날렵함을 자랑한다. M모델답게 트랙은 물론 일반 도로에서도 최상의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평소 스피드를 즐기지 않는 운전자라도 X5 M 컴페티션의 운전석에 앉는 순간 ‘한번 밟아볼까’ 하는 유혹에 빠진다. 실제 엑셀 패달을 밟으면 ‘2톤이 넘는 SUV가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가속력을 뽐낸다. ‘운전의 재미가 이런 거구나’를 느끼는 순간이다.

X5 컴페티션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8초에 불과하다. 스포츠카를 뛰어 넘는 625마력의 압도적인 엔진의 힘 덕분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로 전자 제어를 받지만 차량이 가진 성능을 한층 활용할 수 있는 ‘M 드라이버 패키지’가 적용될 때에는 시속 290km까지 달릴 수 있어 고성능 드라이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폭발적인 가속에도 도로 위에 레일을 깔면서 달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안락한 승차감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BMW M xDrive 시스템이 노면 상태나 차량 컨디션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네 바퀴에 토크를 이상적으로 분배해 최상의 구동력을 제공한다. 액티브 M 디퍼렌셜을 장착한 M 특유의 서스펜션도 차의 역동성을 살리되 흔들림을 절묘하게 잡아준다. 스포츠카 노어 기브를 연상시키는 8단 M스텝트로닉 변속기도 극도의 다이내믹부터 편압함과 매끄러움, 연료 절약까지 다수의 변속 옵션을 제공한다.

외관은 앞면에 검정색 M 전용 더블 스트럿 키드니 그릴이 장착됐다. 앞범퍼는 공기역학성능과 냉각성능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전폭은 일반 모델 대비 10mm가 넓은 덕분에 차체 비례감도 한층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이다.

뒷면엔 검정색 디퓨저와 함께 듀얼 트윈팁 배기구가 적용된 M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탑재돼 시각은 물론 청각적 만족감까지 선사한다. 21인치 더블스포크 경합금 휠을 장착해 스포티한 매력을 강조했다.

실내는 운전자가 스포츠 드라이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먼저 M 특유의 풀 컬러의 헤드업 디스프레이도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속도와 신호, 방향 등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앞 유리에 직접 노출시켜 온전히 주행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몸집은 헤비급인데 움직임은 가볍고, 눈 앞에 컬러풀한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어울러지니 가끔은 자동차 운전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할 정도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야간 운행에 더욱 그렇다.

블랙 메리노 가죽으로 제작된 M 스포츠 시트와 M 전용 드라이브 모드 버튼이 장착된 M 가죽 스티어링 휠이 적용돼 정확하면서도 안정적인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운전석 앞쪽의 12.3인치 M 전용 계기판은 경주용 차량의 계기판처럼 육중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주행 정보를 보여준다. 대시보드는 천연가죽으로 마감해 고급감을 더한다.

안전하고 쾌적한 주행을 돕는 최첨단 기능들도 대거 적용됐다. BMW 레이저 라이트, BMW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4존 에어 컨디셔닝 시스템 등의 편의 사양이 탑재됐고 바우어 앤 윌킨스 다이아몬드 사운드 시스템은 귀를 즐겁게 해준다. X5 M 컴페티션의 가격은 1억 6,100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