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신약개발을 완전 자율주행처럼 이끈다는 건 환상입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반자율주행 기능들의 조합으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신약을 개발합니다.”
20여년 간 AI 신약개발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윤정혁(사진) 파로스아이바이오 대표는 2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자사의 ‘케미버스 플랫폼’을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1995년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신약개발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연구를 시작한 인물이다.
윤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한정된 자원으로 가장 효율적인 연구개발(R&D)을 위해서 컴퓨팅 기술 즉, 현재의 AI를 도입하게 됐다”며 “2016년 그동안의 연구 노하우를 기반으로 가장 효율적인 AI 신약개발 비즈니스 모델로 창업해 직접 약물 개발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윤 대표는 약물 재창출과 생성형 모델,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AI 신약개발 방식에서 일찍부터 생성형 모델의 부가가치를 높게 보고 집중 했다. 특히 AI 신약개발을 지원하거나 기존 제약사의 후보물질을 검토해주는 서비스 비즈니스보다 직접 약물을 개발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신약개발 과정마다 적절한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더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초기 방향 설정이 매우 적절한 판단이라는 게 증명됐다”며 "독자적인 생성 AI를 활용해 신약개발 단계별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듈을 순차적으로 9개까지 개발했다”고 밝혔다.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일반 AI 신약개발사와 차별화된 강점은 아직 AI가 채우지 못한 나머지 신약개발 프로세스에서의 노하우다. 윤 대표는 “AI로 유망한 화학 구조 1만 개를 만들어도 실제 실험실에서 화합물로 활성화되는 것은 7개도 되지 않는다”며 “신약개발 과정에 AI가 적용 가능한 분야와 불가능한 분야를 구분하고 실험적 검증을 조화시키는 게 파로스아이바이오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케미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총 10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PHI-101 AML’이다. 윤 대표는 “내년 초 1b상을 마치는대로 바로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글로벌 2상 진입을 할 계획인데 준비를 상당 부분 마쳤다”며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만큼 2상 결과에 따라 2025년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6월 공모 일정을 거쳐 7월에는 코스닥에 입성할 계획이다.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196억~252억 원, 기업가치는 1828억~2351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