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을 시도하다가 추락한 일본 벤처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무인 달 착륙선이 60∼80m에 걸쳐 추락 흔적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4일 달의 남·북극을 통과하는 극궤도를 도는 ‘달정찰궤도선(LRO)’이 아이스페이스의 ‘하쿠토-R 미션 1’을 수행하다 추락한 달 착륙선 주변을 촬영한 이미지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아이스페이스 달 착륙선은 지난해 12월 11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4개월여에 걸친 비행 끝에 지난 달 26일 착륙 목표 지점에서 하강하다가 연락이 끊겼다.
아이스페이스 측은 당시 “달 착륙선의 연료가 부족해 달 표면에 낙하해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며 “착륙 직전 통신이 두절돼 착륙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초속 1.6㎞로 비행하며 두 시간 주기로 극궤도를 도는 LRO는 추락 당일 협각카메라를 이용해 착륙 목표지점 주변 40×45㎞를 이미지 10장에 담았다. 이와 함께 LRO 카메라 과학팀이 이전에 촬영된 이미지와 비교하며 추락 동체를 찾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착륙 목표지점 인근인 북위 47.581, 동경 44.094 지점에서 표면 반사율의 뚜렷한 변화를 포착했으며, 최소 4개 이상의 동체 잔해를 찾아냈다.
추락 이후 촬영된 이미지 중앙(A지점)에는 상단 좌측으로는 반사율이 높아지고 하단 우측으로는 어두워진 장면이 포착돼 있다. 이는 동체 추락으로 만들어진 작은 충돌구이거나 동체 잔해인 것으로 분석됐다. 충돌 충격은 약 60∼80m에 걸쳐 표면의 반사율을 높여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초의 민간기업 달 착륙 시도로 주목을 받은 아이스페이스 달 착륙선은 높이 2.3m, 폭 2.6m 크기로 제작됐으며, 무게는 340㎏에 달했다.
LRO는 앞으로 몇 개월에 걸쳐 다른 빛 조건과 각도에서 이미지를 추가로 확보해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에서 운영 중인 LRO는 2009년 6월 발사돼 달 50㎞ 상공에서 첫 임무를 시작한 뒤 3차원(3D) 입체 지도를 작성하고 광물 자원과 안전한 달착륙 지점을 탐사하는 등의 관측 활동을 해왔다.
당초 1년간 임무를 수행하고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계속 연장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