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6일 “우리 경제가 견조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이며 선진국 평균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1.5%에서 1.4%로 하향조정했지만 자동차·선박 등 비IT제조업과 내수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 차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 및 제8차 경제규제혁신 전담반(TF) 총괄반 회의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방 차관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지연돼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부문을 제외할 경우 금년 성장률은 1.8%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규제개혁, 수출·투자 지원 등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 및 민생·물가 안정 노력에 집중하기로 했다. 방 차관은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일부 농축수산물의 경우 가격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품목별 수급대응 방안을 마련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하반기 공급 물량 부족이 우려되는 돼지고기와 고등어에 대해 각각 4만5000톤, 1만톤의 할당관세를 추진할 예정이다. 방 차관은 “가격 강세가 지속 중인 생강은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증량해 국내산 수확기 이전까지 시장에 유통함으로써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소고기의 경우 최근 발생한 구제역과 관련해 살처분,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를 통해 추가 전염을 방지하고, 할인행사, 판매가격 공개 등을 통해 가격안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방 차관은 “국제가격이 상승한 원당과 설탕에 대해서도 할당관세를 추진하는 업계의 부담 경감을 지원하겠다”며 “제당 및 설탕 수입업계에서도 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기업 현장대기 투자 프로젝트, 수출 애로해소 과제 등을 중심으로 규제혁신도 병행한다. 방 차관은 “RE100 참여 기업이 2020년 6개에서 2021년 14개, 2022년 27개에서 5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총 32개 기업이 가입했다”며 “탄소중립 목표인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등을 위해 온실가스 400만톤을 추가 감축하고 시급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는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관련 기업 애로를 적극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세공장 특허 및 반출입, 원산지 인증 등의 과정에서 관련 절차를 생략하거나 간소화 등을 추진함으로써 기업의 시간·비용 부담을 낮추고, 물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학물질 분야도 국민 안전은 지키되, 기업 애로는 해소하는 방향으로 규제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중소기업들은 화학물질 전문인력 확보 의무, 환기설비 설치 의무에 대한 어려움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방 차관은 “화학물질 관리 기술인력 자격 기준을 합리화하고, 화학물질 보관 과정에서 필요한 환기설비 설치 의무 개선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규제혁신의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 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제7차 경제규제혁신 TF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