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시는데…"500㎖ 생수에 나노플라스틱 800억개"

노르웨이 연구팀 논문 게재
"취수원·포장 과정서 오염 탓"

연구팀이 지난 23일 발표한 생수에서 검출된 나노플라스틱 입자 사진. 사진=ES&T, 2023

생수병에 담긴 물에서 ㎖당 1억 개가 넘는 ‘나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노 플라스틱’이란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 1000분의 1㎜)보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과 중국 난카이 대학, 벨기에 헨트 대학 등 국제연구팀은 지난 23일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생수 속의 나노 플라스틱 농도를 측정한 논문을 게재하면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노르웨이 시중에 유통되는 4개 브랜드의 페트병 포장 생수 제품을 구매해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는 생수 시료를 유리 섬유 필터 여과막(구멍 지름 100㎚(나노미터, 100㎚=0.1㎛))으로 여과한 뒤 여과막을 통과한 물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여과막에 걸린 나노 플라스틱은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분석 결과, 시료 1㎖에는 나노 플라스틱이 평균 1억6600만 개가 들어있었다. 나노 플라스틱의 평균 크기는 88.2㎚였다.


성인은 하루 2ℓ, 어린이는 하루 1ℓ의 을 마신다고 가정했을 때 성인은 연간 120조 개, 어린이는 연간 54조 개의 나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미세 플라스틱’ 섭취량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1㎛ 이상이고 5㎜ 이하인 플라스틱으로, 생수 1㎖당 0.1~1만 개가 들어있어 1년 간 어린이는 7만4000개, 성인은 15만 개 정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시중에서 유통되는 생수병에 있는 나노 플라스틱은 병 자체의 오염은 물론, 취수원이나 제품 포장 과정에서 오염이 진행되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식품용 나일론 봉지나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으로 코팅된 음료수 컵이 100도 이상의 온도에 노출되면 ㎖당 10억 개의 나노 플라스틱 입자가 방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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