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타 소녀 '신인 상금왕' 대기록도 거머쥘까

KLPGA 방신실 신드롬
300야드 장타 앞세워 스타반열에
5개 대회 출전만에 상금 2억 돌파
17년 전 '지존' 신지애 전설 소환
내달 셀트리온 퀸즈부터 본격 경쟁
"매 대회 톱10·1승 추가가 목표"

티샷 하는 방신실. 사진 제공=KLPGA

화제성으로 이미 스타 반열에 발을 걸쳤던 ‘초장타 루키’ 방신실(19·KB금융그룹)이 금세 우승 문까지 열어젖히면서 올 시즌 국내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원이 다른 장타뿐 아니라 쇼트 게임 감각과 경기 운영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고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대기록에 대한 기대가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17년 만의 ‘신인 상금왕’이 그것이다.


감기와 손목 통증을 앓으면서도 2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에 성공한 방신실은 29일 “대회 기간 내내 감기 기운이 있었던 터라 컨디션 회복에 집중하고 싶다. 스스로 미흡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보완하는 훈련을 하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며 “페어웨이 안착률을 높이기 위해 드라이버 티샷 정확도 부분을 좀 더 보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평균 259야드로 드라이버 샷 거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방신실은 페어웨이 안착률이 61%로 115위다. 하지만 그린 적중률 1위(79.6%)에서 볼 수 있듯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아이언 샷이 좋다.


첫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매 라운드 선두)로 달성한 역대 열 번째 선수가 된 방신실은 5개 대회 출전 만에 통산 상금 2억 원을 돌파(약 2억 7800만 원)했다. 최소 경기 2억 원 기록이다. 5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했으니 최소 경기 3억 원(박인비의 7개 대회), 최소 경기 5억 원(최혜진의 16개 대회) 등 기록 경신 예상도 무리가 아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자연스럽게 데뷔 시즌에 상금왕에 오르는 대기록에도 눈길이 간다. 2006년 신지애가 작성한 전설의 기록이다. 당시 신지애는 상금 약 3억 7400만 원으로 신인상은 물론이고 상금왕·대상(MVP)·최소타수상을 싹쓸이했다. 2018년에는 최혜진이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 석권하기도 했다. 상금왕은 이정은6이 가져갔다.


‘조건부 시드’라 출전 대회 수에 제한이 있던 방신실은 우승으로 고삐가 풀렸다. 평균 타수 1위(70.08타)를 꿰찼고 신인상 포인트 3위와 상금·대상 부문 6위에서 선두를 넘본다. 상금 1위 박지영(4억 4500만 원)과 격차도 약 1억 6600만 원으로 그리 크지 않다. 출전 명단이 이미 정해져 있어 나갈 수 없는 이번 주 롯데 오픈을 쉬고 방신실은 다음 달 9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부터 본격적인 타이틀 경쟁에 나선다.



우승 퍼트 뒤 환호하는 방신실. 사진 제공=KLPGA

겨우내 스윙 스피드 관련 전문가인 이범주 프로와 거리 늘리기에 ‘올인’한 방신실은 시속 96마일 수준이던 스윙 스피드를 남자 선수 못지않은 109마일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중이라 지금은 장타를 위한 훈련을 따로 하고 있지 않다”는데도 30야드 가까운 거리 증가 효과로 300야드 안팎의 초장타를 심심찮게 날린다.


인기에 비례해 경기 외적인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름과 집안 등에 대한 것들이다. 방신실은 “‘신실’이라는 이름은 목사님이 지어주신 것이다. 부모님 두 분 다 교회 집사”라며 “태권도를 하셨던 아빠가 운동신경이 좋다. 골프도 입문 1년 만에 ‘싱글’을 치셨다. 엄마는 핸드볼을 하셨다”고 소개했다.


“매 대회 톱 10 진입, 그리고 우승 한 번 더 하는 게 목표다. 그게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이나 스폰서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면 더 좋겠다”는 방신실은 “장타로 주목받고 있지만 ‘방신실이라는 선수는 쇼트 게임과 퍼트도 탄탄한, 매력적인 골프 선수’라고 봐주시면 더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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