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보다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불황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세입 실적도 좋지 않아 재정 집행에 차질이 불가피한 탓이다.
29일 정부 안팎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말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재부는 올해 경제가 1.6%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정부는 일단 반도체 불황이 경기 회복을 늦추고 있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정부 관계자는 “상반기 경제성장률 부진이나 하반기 회복 수준을 낮게 보는 것이나 중요 원인은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감소세로 돌아선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40.5%까지 급감했다.
설상가상 세수 부족 사태가 경기 반등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 3월까지 국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4조 원 급감했다. 정부가 예산 감액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선을 그은 터라 재정을 쓰지 않는 불용(不用)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즉 하반기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이 예상대로 집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이미 성장률을 낮춰 잡았다. 한국은행은 1.6%에서 1.4%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에서 1.5%로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1.6%에서 1.5%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