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니스 운하가 형광 녹색으로 물들어 이탈리아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28일(현지 시각) CNN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베니스의 주요 관광지인 리알토 다리 주변 운하의 물이 형광 녹색으로 물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베네토의 주지사 루카 차이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리알토 다리 근처 주민들로부터 인광성(燐光性) 녹색 액체가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액체의 출처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과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인광성 액체란 빛을 제거해도 발광이 지속되는 액체를 뜻한다.

당국에 따르면 녹색 액체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경 처음으로 목격됐으며, 이후 주변으로 확산됐다.

소방 당국은 운하의 환경 상태를 감독하는 지역 기관 ARPA베네토가 액체 표본을 채취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국은 운하 인근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있다. 또 당시 주변에 있던 곤돌라 사공과 보트 운전사 등을 중심으로 탐문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의 한 시의원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현지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마지막 세대)를 지목했다. 이 단체는 최근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트레비 분수, 피우미 분수 등 여러 관광지에 숯을 희석한 식물성 먹물을 부어 검게 물들이는 ‘먹물 시위’를 벌여온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단체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