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는 커피·설탕 같은 것…규제 필요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사회에 위험 초래 가능성 언급
FDA와 같은 기관 필요성 제기
AI 긍정적 측면들도 재차 강조
자사 경쟁력으론 '접근성' 꼽아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가 3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페이 난강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타이페이=허진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역시 커피·설탕과 같은 제품과 다르지 않다”며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지만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기업 수장의 입에서 나온 만큼 수위는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그는 오히려 AI 기술이 불러올 긍정적 변화를 강조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황 CEO는 30일(현지시간) 동북아시아 최대 컴퓨터 부품·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3’이 열리고 있는 대만 타이페이 난강전시관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갖고 “AI는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동시에 사회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AI도 설탕이나 커피처럼 서비스이자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피와 설탕이 안전해야 하는 것처럼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규제를 받는다”며 “의료, 운송, 제조, 소매, 금융 서비스, 보험, 신약 개발 등 모든 산업 분야에 미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다양한 규제기관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황 CEO는 “AI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답변 시간의 대부분을 AI 기술이 불러올 긍정적 변화를 전망하는데 썼다. 그는 “챗GPT를 통해 늘 질문하고 공부한다”며 “생성형 AI는 세상의 수많은 지식을 학습해서 하나의 인터페이스에서 전 세계의 모든 지식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 단계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엄청난 변화”라며 "앞으로 우리는 평생 동안 대화형 교육 보조 교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을 향한 미국의 압박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황 CEO는 앞서 지난 24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반도체 전쟁으로 미국 첨단산업이 타격을 입고 중국 반도체 제조능력만 키울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의 압박에 대한 중국의 미래 영향에 대해)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중국은 활기찬 기업가들이 있으며 세계 최고의 클라우드와 인터넷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고 결제 분야와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등 많은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며 “규제가 오히려 현지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AI 컴퓨팅 인프라 경쟁이 격렬해지는 상황에서 자사 경쟁력을 ‘기술의 민주화’로 요약했다. 그는 “일각에서 엔비디아가 머신러닝 시장의 9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는 리서치 결과가 있는데 부정확한 내용일 수 있다”며 “다만 우리 기술을 원하는 누구든 클라우드를 통해 자유롭게 접근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는 일종의 ‘기술의 민주화’를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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