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역대 최대' 2000억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 나온다

산업은행, 4년 만에 재개…운용사 선정 공고
돈줄 마른 스타트업 해외 진출 및 투자 유치 지원
멀티에셋·슈로더·신한·우리자산운용 등 참여 전망



KDB산업은행이 해외 벤처펀드 출자를 겨냥한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GPF)' 조성을 4년 만에 재개하기로 해 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글로벌 파트너십 5호 펀드는 2000억 원을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어서 위탁 운용사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 5호의 운용사 모집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조성에 착수했다. 연내 모펀드 조성은 물론 자(子)펀드 운용사 선정 작업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파트너십펀드 조성의 실무 작업은 산은 넥스트라운드실이 담당한다.


지원 자격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 제249조의 3에 따른 일반사모집합투자기구를 운용할 수 있고, 운용자산 규모가 2022년 말 기준 1조 원 이상인 법인이다. 지원 접수 마감일은 오는 6월 29일이며, 산은은 7월 중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산은은 모펀드 조성 규모를 최소 20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직전 4호펀드보다 400억 원가량 증액된 수준으로 2014년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가 첫 선을 보인 이후 가장 큰 규모다. 5호 펀드는 산은이 1000억 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1000억 원은 향후 선정될 모펀드 위탁운용사가 자금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펀드 조성이 마무리되면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의 누적 약정액은 6600억 원을 넘어선다.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는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벤처 시장에 대한 관심 확대와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산은이 2014년부터 주도해 조성하고 있다. 산은이 주축 출자자로 참여해 펀드 조성의 기반 자금을 제공하고, 국내외 금융권에서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펀드 조성이 이뤄진다. 기존 조성된 펀드에는 산은 뿐 아니라 기업은행과 미래에셋그룹, 대만의 유안타그룹 등이 출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의 출자 대상은 해외 유수의 벤처캐피털(VC) 또는 사모펀드(PEF)가 운용하는 투자 펀드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대형 투자사들이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의 자펀드 운용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옥타브 캐피탈(미국)', '엑셀시어 캐피탈(홍콩)', '글로벌 브레인(일본)', '아이디지 캐피탈(중국)' 등이 있다.


산은은 2014년 첫 삽을 뜬 이후 총 4개의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1호(약정액 800억 원)·2호(1000억 원)·3호(1200억 원) 펀드는 멀티에셋자산운용(옛 산은자산운용)이, 4호(1600억 원)는 영국계 슈로더자산운용이 각각 운용을 맡고 있다.


이번 5호 펀드 출자사업은 기존 운용사와 신규 운용사 간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기존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 운용 경험이 있는 멀티에셋자산운용과 슈로더자산운용은 물론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도전장을 던질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벤처투자 시장으로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는 신한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등의 참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의 경우 안정적인 운용과 더불어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도 도와야 하는 만큼 위탁운용사는 기존 모펀드 운용 경험은 물론 해외 투자자와 네트워크,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신규 글로벌 파트너십 펀드 운용을 노리는 자산운용사들이 벌써 금융권과 민간 기업 등을 대상으로 출자확약서(LOC)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면서 "매칭해야 할 자금 규모가 큰 만큼 국내 대형 금융회사 산하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이 특히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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