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은 서울역 코로나 검사소] “한때 하루 1만명 검사…방역 사명감으로 버텼어요”

임시선별검사소 5월 31일 끝으로 종료
2년 6개월간 누적 방문자 52만명 넘어
유행 심각할 때는 하루 1만 명도 검사
폭언·과로에 노숙인 대소변 테러까지
“방역 최일선 지키는 사명감에 버텨"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 31일 운영 종료를 안내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정유민 기자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를 잘 버틴 것 같아 다행이예요. 임시선별검사소는 없어지지만 아직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만큼 조심하면서 일상으로 복귀하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6월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 수준을 기존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임시선별검사소의 운영이 31일을 끝으로 중단됐다. 2020년 12월 14일 처음 설치된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은 전날 기준 누적 52만 215 명에 달한다. 이곳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이도 3만 3891 명으로 집계됐다.


임시선별진료소 운영 마지막 날인 이날 검사소 안팍은 한산했다. 오후 1시께 병원 입원을 앞두고 검사소를 찾았다는 김모(42) 씨는 “그동안 이곳을 몇 차례 방문했지만 오늘까지 운영하는 줄은 몰랐다”며 “방역 인력이 고생을 참 많이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의 한 관계자는 “근처에 회사가 많다 보니 직장인들이 많이 찾았는데 최근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역과 함께 서울 시내에서 마지막까지 운영됐던 광진광장 임시선별검사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병훈 광진광장 임시선별진료소장은 “전국에서 확진자가 10만 명씩 나올 때 하루 최대 1만 명의 검사자가 몰리기도 했다”며 “최근 몇 달 간은 수검자가 오면 반가울 정도”였다며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 앞에 31일 방역 인력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피켓이 놓여 있다. 정유민 기자

운영 종료를 앞둔 이날 검사소는 한적한 모습이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는 게 방역 인력의 공통된 설명이다. 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의 한 관계자는 “검체를 채취할 때 아프다고 욕설을 하는 일은 다반사였고 검사 대상자 기준이 바뀌면서 왜 검사를 해주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있었다”며 “힘들었지만 방역 최일선에서 일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텼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오가는 유동 인구가 많고 인근에 노숙자들이 상주하고 있는 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는 곤혹스러운 이들이 유독 많았다. 한 관계자는 “가끔은 천막 내부에 대소변이 있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소장도 “2년 넘게 운영하며 애로사항도 많았지만 이곳 광장은 언젠간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갈 장소가 맞다”고 말했다.



운영 종료를 하루 앞둔 30일 서울 광진구 광진광장 임시선별검사소 앞이 한적하다. 정유민 기자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소 운영과 관련된 현황을 보면 임시선별검사소는 제 역할을 다했다”며 “이제는 1차 의료기관에서 집중해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이 종료되더라도 방역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추후 코로나19 검사에 본인 부담금 부과가 결정되면 아무래도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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