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포럼 덕분에…유망 바이오기업 유치 좋은 기회였다"

■서울포럼 이모저모
국내외 인사, 스타트업 제품 보며
"이런 신기한 기술" 투자도 거론
석학 강의엔 로비부터 인산인해
특별포럼은 '도시락 토론' 열정도

3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재생의료등 첨단바이오포럼 2023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권순용(왼쪽부터) 대한메디컬3D프린팅학회 명예회장, 제프리 글렌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 엄민용 현대차증권 책임연구원, 은성호 보건복지부 국장, 박지만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조교수, 김지희 로킷헬스케어 CTO&스킨재생SBU 사장. 성형주 기자

“이런 신기한 기술을 왜 그동안 몰랐을까요? 우리 시(市)의 바이오특구에 모셔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서울포럼 2023’이 열린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 지하 1층 로비에 전시된 국내 스타트업 로킷헬스케어의 3차원(3D) 바이오 프린팅 기기 앞은 국내외 참석자들로 오후 내내 북적였다. 개인의 피부조직을 추출한 후 이를 잉크 삼아 인체 친화적인 인공 피부를 만들어주는 기기다. 20분간 자리를 뜨지 않았던 김형기 고양시 전략산업과장은 “바이오특구 조성을 준비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유망 기업들을 발굴하러 왔다”며 “특히 재생의료, 정밀 의료 등 첨단 바이오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서울포럼 덕분에 많은 기업을 만나고 기술력을 직접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인사들의 K바이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공식행사 전부터 재생의료, 뇌과학, 바이오클러스터, 의과학자 양성 등을 주제로 약 7시간 동안 엑스포 형식으로 열린 특별 포럼들은 저마다 수십~100여 개의 청중석이 가득 찼고 점심시간에도 연사와 청중이 도시락을 먹으며 토론을 이어가는 열정을 보여줬다. 포럼 막간에 숀 파텔 미국 리액트뉴로 창업가 등 해외 전문가들과 쉴 새 없이 대화를 나눈 배성철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한국 제약 산업은 시밀러 위주로 양산 기술이 발전해 연구개발(R&D) 생태계가 열악하고 투자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이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 있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도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산학연정 전문가 550여 명이 한데 모인 서울포럼은 국내 바이오 산업의 잠재력을 알리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 성장하기 위해 해외 선진국의 전략과 노하우를 배우는 ‘산학 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게 참석자들이 입을 모아 내놓은 반응이다.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를 갖춘 미국 보스턴에서 임상과 상용화를 추진 중인 신약 개발사 시프트바이오의 해외 진출 노하우를 들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김남균 선임연구원은 “산하의 홍릉강소특구를 ‘한국의 보스턴'으로 만들고자 하는데 그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마크 코언 칼 일리노이 의과대학 학장은 의사과학자 양성 전략을 국내 관계자들에게 공유했다. 데이비드 처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는 “한국은 인프라 강국인 만큼 글로벌 바이오 트렌드에 맞춰나갈 길을 찾으면 된다”며 “이번 포럼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열기는 이날 저녁 공식 행사에서도 이어졌다. 시작 1시간 전부터 로비에는 참가 등록을 하거나 삼삼오오 대화하기 위해 모인 100여 명의 사람으로 붐볐고 행사장은 10인용 원형 테이블 55개가 모두 가득 차 사람들이 벽을 따라 일렬로 서서 전문가 연설과 대담을 들어야 했다. 오전부터 총 10시간에 가까운 석학 강연이 모두 만석을 이룬 셈이다. 이틀간 참석자 규모는 역대 최다인 1300~15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행사에 참석한 휴젤 관계자는 “국내 최대 수준의 바이오 포럼이 마련된 만큼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활로를 넓힐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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