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하는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경찰이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연일 강조한 가운데 민주노총이 31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와 경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조합원 2만여 명이 참여한 ‘민주노총 총력투쟁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서 민주노총은 △노조 탄압 중지 및 노동개악 중단 △양회동 열사 죽음에 대한 정부의 사죄 △노조법 2·3조 개정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경찰을 비판했다.
건설노조와 금속노조는 각각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과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집회 및 결의대회를 치른 뒤 세종대로에 합류했다. 이로 인해 20분 가량 시위 시작이 지연됐다. 이에 대해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경찰이 시위 행렬을 막아서 늦어졌다”며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시작부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순서에서는 이달 1일 분신해 숨진 양회동 씨를 기리는 묵념을 진행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경찰이 폭력을 유발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것 같다”며 “특진에 눈이 먼 경찰이 캡사이신을 쏘려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우리를 불법, 비리, 폭력, 간첩으로 낙인 찍고 탄압했다”며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박탈하겠다는 발상이 경악스럽다”고 발언했다.
경찰이 예고한 캡사이신 분사 등 심각한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집회 내내 전운이 감돌았다. 민주노총 측 무대 발언 중 경찰의 마이크 음량 테스트가 몇 차례 반복되자 “합법적인 집회·시위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찰에 경고하며 한때 긴장감이 치솟았다.
이어 당초 신고된 5시가 넘어서도 집회가 지속되자 경찰은 ‘집시법 12조'를 거론하며 몇 차례에 걸쳐 해산할 것을 통보했다. 이후 해산 과정에서 경찰이 대로변에 설치된 펜스를 인도 쪽으로 밀자 마찰이 빚어졌다. 집회에 참여한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펜스를 밀어 무대를 철거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공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대치했으나 이내 경찰이 펜스를 다시 차도 쪽으로 옮기며 큰 충돌없이 집회가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