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한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경기도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선관위 특혜채용 관련)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감안해 조속히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선관위의 세습 특혜채용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공정과 준법의 대명사가 돼야 할 선관위가 흔히 말하는 아빠찬스의 온상이 됐다는 것에 청년들이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고위직원이 채용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넘어 ‘선관위판 음서제’라 할 정도의 불공정 경력채용 제도가 버젓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선관위의 조직적인 불공정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선관위의 자체적인 제도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윤 원내대표는 “선관위 경력채용제도가 사실상 내부자용으로 설계된 만큼 국민에게는 현재 드러난 사건들조차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며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된 이후 선관위의 대응도 국민 눈높이와 일반 상식에 전혀 맞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관위는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공격을 받고도 국정원 보안점검마저 거부하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고, 이러한 안이한 보안의식은 국가적 위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자정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판단되므로 사법당국의 조사와 별도로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근본적인 이유를 밝히고 제도적 허점을 보완할 필요가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당 주도로 실제 국정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정조사가 실행되려면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이 동의해 요구서를 제출한 뒤 본회의에서 재적 과반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국정조사 계획서가 통과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과반 의석(167석)을 지닌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이유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국민적 공분을 감안해 국회 국정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