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투자 몰리는 새만금, 미래 먹거리 키운다

김규현 청장 "2차전지 벨류체인 완성 방안 모색"
소재 생산부터 재활용까지…핵심기업 입주 늘어
새 정부 출범 후 SK온·LG화학 등 4.2조원 유치
입주 기업에 세제 혜택…대규모 물류교통망 구축

새만금 국가산단 1공구에 위치한 ‘이피캠텍’ 제2공장 내 2차전지 핵심소재 생산시설의 모습. 사진=노해철 기자

지난달 31일 방문한 새만금 1공구의 한 공장은 이달 10일 정식 가동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었다. 이곳은 2차전지 핵심소재 제조기업인 ‘이피캠텍’의 제2공장으로, 새만금 국가산단에서 2차전지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4월 공장 건설을 마무리했다. 공장 총 면적은 3만 25000㎡로, 총 4층·높이 48m로 세워진 생산 시설에서는 전해질과 분리막 제조를 위한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150톤으로, 이는 인근 군산1공장 생산량(하루 최대 15톤)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생산된 소재는 중국과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 수출될 예정이다.


세계 최대 간척 사업지인 새만금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2차전지’ 산업의 핵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새만금에 문을 두드리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2차전지의 소재 생산부터 사용 후 재활용까지 이뤄지는 밸류체인 완성을 목표로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제 완화 등 정부 지원도 확대된다.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은 지난달 31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새만금에 입주가 증가하는 2차전지와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을 위한 지원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이라며 “2차전지 밸류체인 완성을 위해 입주 기업들을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청과 전라북도는 산업통장자원부로부터 ‘새만금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받기 위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새만금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부터다. 현 정부 출범 1년 간 새만금청과 입주 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28곳으로, 이 가운데 2차전지 관련 기업은 절반인 14곳에 달한다. 특히 SK온과 LG화학 등 국내 대기업과 중국 GEM, 절강화유코발트 등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2차전지 투자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약 4조 1760억 원의 기업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2013년 9월 새만금청 개청 이후 지난해 4월까지 9년간 실적(1조 4740억 원)의 3배 규모다.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이 지난달 31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만금 산단 기업 투자 유치 등 주요 사업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새만금개발청

이처럼 유망 기업 다수가 새만금에 새 둥지를 마련한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 정부는 ‘새만금 국제투자진행지구 개발’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고 이달 28일 하위법령 개정을 통해 새만금 산단(1·2·5·6공구)을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에 새만금 산단 입주 기업은 3년간 법인·소득세 면제에 더해 이후 2년간 50%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업, 관광업, 물류·유통업, 전기통신업 등 대부분 업종을 대상으로 하며 업종별로 최소 5억~20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조건으로 한다. 다른 지역(제주도의 경우 최소 66억~264억원 투자)에 비해 투자금액 기준이 낮아 기업 유인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신속한 인허가와 저렴한 분양가도 장점으로 꼽힌다. 산단 입주 계약부터 건축 인허가, 준공, 운영까지 모든 절차는 새만금청이 담당하고 있어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 또 새만금 산단 분양가는 3.3㎡당 약 50만 원으로, 공장 부지 확보에 필요한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성권 이피캠텍 대표는 “제2공장을 지을 때 부지나 인허가가 중요했는데 새만금청의 배려 덕분에 빠른 속도로 입주까지 이뤄질 수 있었다”며 “입주 기업 대표자간 활발한 네트워크가 가능하고 관계기관과 소통으로 건의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 인프라 구축도 활발하다. 새만금에는 공항과 항만, 철도 등 대규모 물류교통망이 마련된다. 2029년 개항 목표인 새만금 국제공항의 경우 올해 3월 활주로 등 이·착륙시설 조성을 위한 입찰 공고를 진행했고, 연내 터미널 등 이용시설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신항만 공사는 현재 진행 중으로 2026년 개항을 앞두고 있다. 새만금항과 대야를 연결하는 철도는 기본계획 수립 단계로 2030년 개통 목표다.


새만금을 동서남북으로 잇는 간선도로도 완성된다. 남북도로 2단계 구간은 총 연장 10.2㎞, 왕복 6차로 규모로, 7월 개통에 따라 십자형 간선도로 구축이 마무리된다. 2020년 개통한 동서도로와 함께 산업연구·복합개발·관광레저 등 새만금 3대 권역을 차량 기준 20분 이내로 연결한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내년 준공 예정이며 새만금 내부 도시와 광역도로망을 연결하는 도로 건설을 위한 공사도 올해 하반기 발주한다.


김 청장은 “십자형 도로가 완성되면 새만금의 교통·물류 체계의 뼈대가 완비돼 내부 개발은 물론 기업 유치에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주요 교통·물류시설의 활용도를 제고하고 추가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연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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