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하원의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안 통과와 필립 제퍼슨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6월 금리인상 ‘스킵(skip)’ 시사에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1.28%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99%, 0.47% 뛰었는데요. 나스닥과 S&P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57% 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시장에서는 부채한도 협상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고용과 연준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이날 나온 노동 지표는 여전히 견고했지만 미국의 제조업은 수축세를 이어갔습니다. 유럽에서는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 대비 6.1%를 기록해 시장 예상(6.4%)보다 낮았는데요.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에는 금리를 올리겠지만 그 뒤에는 여름 동안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제공하고 있는 저축계좌에서 출금이 길게는 수주 동안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오늘은 주요 경제 데이터와 금리,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부터 보죠. 이날 나온 지난 주(5.21~5.27)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2000건 증가한 23만2000건으로 집계됐는데요.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이 23만5000건을 밑돌았습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건수는 179만5000건이었는데요. 월가 전망치는 180만 건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전주와 큰 차이가 없고 예상을 하회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는데요.
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미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5월에 발표한 감원규모는 전월 대비 20% 증가한 8만89개라고 합니다. 올 들어서는 41만7500개로 1년 전과 비교해 315%나 늘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계속 청구건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데서 보듯 일자리를 잃어도 금세 새 자리를 구하는 상황입니다.
실제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5월 민간고용이 예상을 크게 웃돌았는데요. 27만8000개 증가로 블룸버그 예상치 17만 개, 다우존스 18만 개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4월 수치는 기존 29만6000개에서 29만1000개로 하향 조정됐지만 5월 분이 시장 예상보다 너무 많죠.
분야별로 보면 레저와 접객에서 무려 20만8000개가 늘었습니다. 건설에서도 6만4000개가 증가했는데요. 제조업(-4만8000개)과 금융(-3만5000개), 교육·헬스 서비스(-2만9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감소했습니다.
핵심은 미 동부시간 2일 오전에 나올 5월 고용보고서입니다. 블룸버그 단말기를 보면 5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19만5000개로 추정되는데요. 전달(25만3000개)보다는 줄지만 실업률 전망치 3.5%를 고려하면 여전히 견고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소프트웨어 업체 UKG의 고빈도(하이 프리퀀시) 데이터를 살펴보면 5월의 노동시장 강세가 모든 분야에 걸쳐 나타났다. 노동시장의 기저가 극도로 타이트하며 둔화 조짐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게 UKG의 이야기”라고 전했는데요. 연장선에서 5월 고용보고서도 강할 수 있죠.
인플레이션과 연관돼 있어 주목해야 할 5월 시간당 평균임금 전망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4%로 예상치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요. 4월(0.5%, 4.4%)과 비교하면 전월 측면에서 개선이 있지만 여전히 높은 게 사실입니다. 인플레 관심이 높아 평균임금을 잘 봐야 하는데요.
다만, 어제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된 필립 제퍼슨 이사가 ‘스킵(skip)’ 쪽으로 가닥을 잡아 놨기 때문에 예상보다 10만 개가량 많은 민간고용과 강할 수 있는 고용보고서에도 금리인상 압력은 크게 높아지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봐야 하지만 예상을 크게 상회하지만 않는다면 정한 방향대로 밀고 나가려고 할 텐데요. 토요일인 6월3일부터는 연준 인사들이 말을 할 수 없는 블랙아웃 기간이기 때문에, 수요일인 31일 제퍼슨이 한 말은 사실상 연준의 마지막 버전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죠.
그래서인지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고용지표에도 6월 금리인상 동결 확률이 71% 안팎을 유지했는데요. 이날 나온 1분기 비농업부문 생산성 최종치가 -2.1%로 예비치(-2.7%)보다 덜 감소했고, 단위노동비용지수는 4.2%로 기존 예측(6.3%)보다 덜 오르기도 했습니다. 레베카 파터슨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전 최고투자전략가는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이후에 올리는 스킵으로 갈 것”이라고 자신했는데요.
이날 크리스 앤스테이 블룸버그통신 선임 에디터는 “연준 의장과 부의장, 뉴욕 연은 총재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도하는 핵심 트로이카로 불린다. 필립 제퍼슨 이사는 아직 트로이카는 아니지만 부의장에 지명됐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미 그를 트로이카로 보고 있다”며 “(어제) 제퍼슨은 5월 고용보고서가 뜨겁게 나올 경우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어제 스킵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던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도 6월엔 금리인상을 쉬되, 그 뒤에 추가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와의 화상 대담에서 “나는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적절한 방법으로 타깃으로 낮출 수 있게 통화정책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까이 있다고 믿는다”며 “나는 우리는 일시적으로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최소한 이번 회의를 스킵해야만 한다”고 했는데요.
하커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망스러울 정도로 느리다”면서도 “경제전망이 불확실해 추가 긴축이 필요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평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자신의 이름을 내건 글에서 “헤드라인과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모두 지난해 최고치에서 감소했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 지속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은 보장되지 않으며 계속 살펴야 한다”며 “테일러 규칙을 활용해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의 금리를 계산해보면 지금은 그 하단(the low end)에 있다”고 밝혔는데요.
테일러 규칙은 적정 기준금리를 산출할 때 쓰는데 불러드가 소개한 낙관적인 기준으로 보면 충분히 제한적인 금리는 5%, 덜 낙관적인 수치를 활용하면 6.5%를 넘어야 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서는 충분히 제한적인 금리가 필요한데, 지금은 좋게 봐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건데요. 5월12일 불러드가 공개했던 프레젠테이션(PPT)에는 낙관적인 것이 5%에 살짝 못 미치고 덜 낙관적인 것도 6.5%보다 약간 아래로 나오는데 이번에는 이것이 위로 함께 올라간 것이 눈에 띕니다.
이는 불러드가 추가 금리인상을 명확히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추가로 금리를 올리기만 한다면 6월에 쉬고 넘어가는 것을 찬성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가장 낮긴 하지만 어쨌든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의 범위 안이기 때문인데요.
노동시장이 강하지만 하커의 말대로 경기와 은행 상황을 좀 더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9로 시장 예상 47.0을 밑돌았는데요. PMI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수축을 나눕니다. 미국 제조업은 7개월 연속 50을 하회했는데요.
신규 수주지수는 42.6으로 한 달 새 3.1포인트(p) 빠졌습니다. 그나마 가격지수가 4월 53.2에서 9p나 내린 44.2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날 최종치가 나온 S&P 글로벌의 5월 제조업 PMI 역시 48.4로 50이 안 됐습니다. 예비치(48.5)를 살짝 밑돌기도 했는데요.
이날 분기 실적을 내놓은 소매업체들은 매출 전망이 좋지 않았습니다. 대형 백화점 메이시스는 1분기(2023. 2~2023. 4) 조정기준 주당순이익(EPS)이 56센트로 월가 기대(45센트)를 넘어섰지만 매출이 49억8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50억4000만 달러)을 하회했는데요. 올해 전체 매출 전망도 기존의 237~242억 달러에서 228~232억 달러로 낮춰 잡았습니다. 제프 겐네트 메이시스 최고경영자(CEO)는 “3월 말부터 백화점 내 재량지출 품목의 수요 흐름이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죠.
초저가 할인매장인 달러제너럴도 올해 동일점포 매출 증가 예상치를 3.0~3.5%에서 1~2%로 조정했는데요. 주가도 19.58% 곤두박질쳤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달러제너럴이 높은 가격에 타격을 받은 소비자들이 지출을 조이면서 동일매장매출과 이익 전망치를 낮췄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룰루레몬은 분기 어닝과 실적이 예상을 깨고 연간 전망치도 높여 잡으면서 장마감 후 12% 넘게 폭등하기도 했는데요. 소매업체들의 경우 올 들어 세부 업종과 영업방식에 따라 성적이 엇갈리고 있지만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매출감소나 정체, 성장율 감소 등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알아둬야 하죠. 앞서 홈디포는 올해 매출감소를 예측했고 타깃은 2분기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반다리서치 자료 보겠습니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달 31일 약 15억 달러어치의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순매수했다고 밝혔는데요. 일일 순유입 기준으로 약 3개월 만의 최고치라고 합니다.
반다리서치의 선임 부사장 마르코 이아치니는 “2월 말 이래 개인 투자자들이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지만 수요일에 매수를 했다”며 “하루가 흐름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마침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반등세에 합류하는 게 아닌지 궁금하다”고 설명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또 5월에 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으로 테슬라(28억8000만 달러)를 꼽았습니다. SPDR S&P500 ETF에 26억7000만 달러가 쏟아져 들어온 것을 비롯해 인베스코 QQQ 12억7000만 달러, 아마존 8억3000만 달러, 애플 6억4000만 달러, 엔비디아 6억3000만 달러어치의 순매수가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기업가치 평가의 대가라고 불리는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의 애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엔비디아 주식 절반을 팔았다고 합니다. 그는 CNBC에 “엔비디아의 최근 상승세가 너무 놀라워서 양심상 주식을 계속 보유할 수 없었다. (들고 있을 경우) 내 스스로를 가치 투자자라고 부를 수도 없었다”고 털어놨는데요.
지금은 베어마켓(약세장) 랠리는 우려도 계속되긴 합니다. 랜즈버그 베넷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랜즈버그는 “상승 종목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전체 시장의 건강에 좋지 않다”며 “현재 시장이 베어마켓 랠리일 가능성이 높으며 약세장 자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랠리를 쫓아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는데요.
미국시간 내일 나올 고용보고서와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실업률이 올라야 증시에 좋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일반적으로 S&P 500이 바닥을 친 뒤 4개월 뒤에 실업률이 정점에 달한다는 건데요. 뒤집어 보면 3.5% 수준의 실업률은 아직 증시가 바닥이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BofA는 2024년 초 실업률이 4.8%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반면 크레디트 스위스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 조나단 골럽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강한 노동시장이 임금 상승 압력을 높여 기업의 이익을 줄이고 연준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게 하면 주식시장을 지지부진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강한 노동시장 덕에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면 그것은 홈런일 것”이라고 했죠.
이는 인플레이션을 잡을 때까지 노동과 소비가 버틸 수 있느냐, 아니냐의 싸움인데요. 조셉 라보르냐 SMBC 니코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해 보이고 구인건수도 매우 많으며 실업률은 50여 년 만의 최저치”라면서도 “우리는 지금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5월에 그럴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연준의 긴축 정도와 은행의 신용긴축을 고려할 때 노동시장은 둔화해야 하며 역사는 그게 한 번 일어나면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아직은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말인데요. 5월 고용보고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은 ‘3분 월스트리트’ 기사와 유튜브 방송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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