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을 벌이던 손님을 320여 차례나 폭행해 숨지게 한 주점 직원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이재찬·남기정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0일 오전 서울 한 라이브카페에서 B(당시 54세)씨를 약 2시간 동안 320여차례 때리거나 밟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부터 안면이 있던 두 사람은 사고 당시 함께 술을 마시며 연주했다. 하지만 다툼이 생겼고 B씨가 A씨 얼굴을 먼저 맥주병으로 때리면서 범행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누적된 피로와 음주 등 영향으로 사고 당시 온전한 상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를 때렸다는 인식만 있었을 뿐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맥주병으로 폭행을 당하자 피해자를 제압한 뒤 점차 폭행의 강도가 강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언제부터 살인의 범의로 폭행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폭행을 거듭하면서 흥분해 미필적 고의에 의해 살인으로 나아갔다고 보기에는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오전 8시께 업주와 통화하며 ‘피투성이’, ‘만신창이’라고 설명하며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로도 머리 등을 지속해 폭행하고 몸 위에 올라타 목 부위를 눌러 앉았다”고 덧붙였다. 또 “술에 취해 방어 능력을 상실한 채로 치명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았고, 반성하지 않는다”며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씨 주장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