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 레몬, 한라봉도 팔아요”
편의점이 ‘동네 과일 판매처’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탓에 소규모 청과점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집 근처 편의점에서 과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에 편의점도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과일은 물론 산지 직송, 할인 행사 등을 적극 활용해 과일 판매를 늘리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GS25의 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같은 기간 CU는 31.4% 증가했고, 세븐일레븐과 이마트(139480)24 역시 각각 30%, 51% 많이 팔렸다.
편의점들은 과일 판매량이 늘자 직접 산지에서 과일을 골라 유통 마진을 줄이고 신선도를 높이고 있다. GS25는 GS더프레시와 산지 매입부터 공급까지 함께 하는 ‘신선특별시’ 브랜드를 도입해 1500~3000원 선인 과일 50여 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농촌진흥청, 충남 부여군과 손을 잡고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울토마토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고 판매를 시작하며 농가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못난이’ 과일도 대접을 받고 있다. CU는 지난 5월 ‘농가 돕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싱싱상생’ 브랜드를 론칭했다. 싱싱상생은 맛과 품질, 영양면에서는 뛰어 나지만, 색상과 모양이 고르지 못한 상품들을 뜻한다. 이들은 같은 상품 대비 가격이 30~40% 저렴하다. GS25가 지난 달 19일 선보인 ‘착한참외’는 외관상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일반 참외 대비 가격이 30% 이상 저렴해 2주 만에 3만봉 이상 팔렸다. 이마트24 역시 모양이 구부러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바나나를 모아 ‘아임e 2+3 이래도안바나나’를 지난해 선보였고, 올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51%가 늘었다.
편의점은 소비자들의 신뢰 높이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GS25는 신선식품의 ‘진열기한제’를 도입해 일정 기간 이후에는 폐기를 권장한다. 더불어 점주들에게 신선식품 폐기 지원금을 50~80%까지 지원해 품질 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일을 비롯해 채소 등 식자재 마트나 소형 마트가 점점 사라지며 이들의 빈자리를 편의점이 채우고 있다”며 “일부 편의점은 대형 마트 휴무일에 맞춰 과일이나 채소 발주를 더 늘리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