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 바이오 산업을 100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감염병과 고령화·기후변화 등 인류를 위협하는 위기 요인에 대응하는 독자 기술을 확보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격화하는 글로벌 바이오 기술 패권 경쟁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이종호 장관 주재로 제39회 생명공학종합심의회를 열고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기본계획은 생명공학육성법에 따라 과기정통부 주관으로 15개 부처·청이 공동으로 수립하는 중장기 계획이다. 향후 10년간 생명공학 전 분야의 육성 방향이 제시된다.
정부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생산 규모를 2020년 43조 원에서 2030년 100조 원으로 2배가 넘는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은 2020년 77.9%에서 2030년 85%로 끌어올린다. 특히 유전자와 세포 등을 인공적으로 양산하기 위한 합성생물학의 핵심 기술 수준은 9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기술 창업 건수도 같은 기간 399건에서 1000건으로 크게 늘린다.
정부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인프라 투자,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디지털 바이오 분야 선점을 위해 2032년까지 디지털 치료 기기 15개를 제품화하고 알츠하이머·파킨슨병 등 난치병 치료가 가능한 전자약 기술 7종을 확보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발굴도 같은 기간 10건의 사례를 만들 계획이다. 뇌과학 분야 집중 지원을 위한 ‘제4차 뇌연구촉진기본계획’도 확정해 실행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대규모 바이오 연구와 생산을 위한 국가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를 내년까지 1차로 구축하고 신약·항체·유전체 연구를 위한 특화 플랫폼도 만든다. 특히 바이오 파운드리를 통해 합성생물학에 집중 투자해 관련 R&D 속도를 기존보다 5배 높이기로 했다. 인천 송도, 충북 오송, 서울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집적단지)를 각각 의약품 생산, 산학연 협업, 글로벌 관련 허브로 만든다. 국가 초고성능(슈퍼) 컴퓨팅 인프라 6호기를 2028년 적기에 구축해 바이오 R&D에 적극 활용한다.
이 장관은 “바이오 기술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명확한 비전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바이오 육성, 바이오 제조 혁신, 첨단 뇌 연구 촉진 등 과제를 잘 완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