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오피스텔 엘리베이터까지 쫓아가 의식을 잃을 정도로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 남성 이모씨의 전 여자친구 A씨가 “교제 과정에서 강압적 성행위를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다른 지인들도 이씨가 “항문 성교에 집착했다”고 지목하며 그가 성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피해자도 “항문에서 피가 철철 흘렀는데도 경찰이 사건 초기에 성범죄를 의심하지 않아 질 내 DNA를 채취하지 않았다”며 “입원 초기에는 생리를 시작해 눈치를 채지 못했으나 피가 나오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항문외과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서 A씨는 “(이씨가) 항문으로 하는 걸 강요했다”며 “거부하면 억지로, 힘으로 강제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씨가 이상하게 성에 대한 욕구가 많았다”며 “지배하려는 욕구가 많아 싫다고 해도 자기가 원하면 무조건 해야 했다”고도 언급했다. 해당 채널은 앞서 이씨의 신상을 공개한 곳이다.
그는 이씨가 지난해 범행을 저지른 후 도망 다닐 당시 A씨의 집에 숨어 있었는데 사건을 검색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을 피해 도망 다닐 당시) 제 휴대폰을 가져가서 검색한 게 ‘서면 강간’, ‘서면 살인미수’, ‘서면 살인’ 이런 것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이씨의 동창생 B씨도 등장한다. 그는 이씨가 이번 돌려차기 사건과 유사한 수법의 범죄를 이미 저지른 바 있다고 지적했다. B씨는 “저희 동네가 좀 외진 곳이 많다. 이씨가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산 쪽에 있는 놀이터에 있다가 지나가는 여성분의 뒤에서 다리를 걷어차 넘어뜨렸다. 그래서 형사들이 잡으러 다닌 기억이 있다. 이번 돌려차기 사건과 완전히 똑같다. 때린 부위만 다르지 방법은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B씨는 이씨의 어린 시절도 회상했다. 그는 “어릴 때 술을 몰래 마시면 이씨는 항상 여자가 있었어야 했다. 그만큼 여자를 좋아했고 성욕이 강했다”며 “본드와 가스 (흡입)를 정말 좋아했다. 몰래 모텔 방 잡고 들어가서 여자와 (성관계를) 하면 항상 본드, 가스를 했었다. 이번 사건도 제가 알기로는 약을 좀 복용하고 술을 먹고 저질렀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와 같은 클럽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했다는 C씨도 이씨의 강한 성욕을 문제 삼았다. C씨는 “이씨가 평소 취한 여자들을 가리켜 '골뱅이'라고 표현했는데 술에 만취한 여자들에게 접근해서 연락처를 물어본다거나 집에 데려다준다는 말로 작업을 많이 걸었다. 근무 중에 없어지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여러 번 걸려서 두 달도 안 돼서 잘렸다”고 회고했다.
또 "평소에 본인이 클럽에서 근무하는 게 너무 좋다는 말을 하고 다녔는데 비싼 돈 안 들이고 여자들과 성관계를 하고 다닐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전 여자친구와 동창, 전 직장 동료 모두 이씨의 ‘항문 집착’을 증언했다.
동창생 B씨는 “얘가 왜 항문으로 그렇게 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저도 수감 생활할 때 교도소에서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보통 DNA 검사를 자궁 이런 데로 하지 항문으로 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그 방법을 택하지 않았나 싶다. 아무래도 사회생활보다 교도소 생활이 더 길었기 때문에 이씨가 웬만한 법(을 피해가는 방법) 쪽으로는 꿰뚫고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클럽에서 함께 근무한 C씨도 이와 같은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했다. 그는 “성폭행 신고가 많으니까 걸리지 않는 꿀팁 이런 것도 얘기를 해 줬는데 ‘항문으로 하면 안 걸린다’ 이런 말을 많이 하고 다녔다. 거기는 DNA 감식이 어렵다고 이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도 "너무 대범하고 작정하지 않으면 그렇게 돌려차기 후 고민도 없이 들쳐 업고 갈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돈이거나 성범죄가 목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금전적인 건 해당하는 게 없었고 남은 건 성범죄인데 처음엔 '여자친구가 있다는데 왜 이럴까' 너무 궁금해서 여자친구분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항문 성교 판타지가 있다'고 하더라"라고 짚었다.
현재 이씨는 CCTV에 포착된 폭행 혐의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성범죄에 대해서는 한사코 부인하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이씨는 쓰러진 피해자를 둘러업고 CCTV 사각지대로 이동한 이유에 대해 "무서워서 그랬다"며 "죽었나 싶어서 옮겼고 안 일어나길래 뺨을 쳤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가) 어떤 바지를 입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며 "그 상태에서 성행위가 일어나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는데 거기서 그런 짓을 하면 미친놈이지 않겠나"라고 성범죄 의혹을 일축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항소심 재판 진행 중 DNA 재감정이 이뤄졌고 피해자 청바지 안쪽의 허리·허벅지·종아리 부위 등 4곳과 카디건 1곳에서 A씨의 Y염색체 DNA가 검출됐다. 이에 검찰은 이씨에 대해 강간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35년을 구형했다. 위치추적장치 부착 및 보호관찰명령을 내려줄 것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2심은 오는 1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