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표라도" 지각 회원국에 투표지 전달…서울선 각국 장관에 편지

[한국 안보리 입성 막전막후]
192개국 중 찬성표 180개 받아
거의 全 국가가 'K 리더십' 공인
대표부 끌고 정부는 밀어 '원팀'
"목표 득표수 달성해 정말 다행"
내년 6월 한달간 의장국도 맡아

황준국(앞줄 오른쪽) 주유엔대사가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한국의 당선 후 회원국 동료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192개 회원국 전원 투표에 180표 득표.’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에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황준국 주유엔대사를 비롯한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관계자들은 일제히 가슴을 쓸어내렸다. 180표 이상으로 삼았던 목표 득표수를 하한선에 맞춰 달성했기 때문이다. 황 대사는 “최종 득표가 160표대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면서 “마지막 한 국가까지 설득한다면 180표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높여 잡았던 목표를 실제 달성하게 돼 정말 다행”이라며 웃었다.


외교가에서는 최근의 지정학적 갈등을 고려할 때 이날 결과가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최다 득표를 달성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 투표는 아날로그식 비밀투표로 국가별 찬반 여부가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한미일 3국이 외교와 안보·경제 등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들과 이들의 동맹국들은 한국의 이사국 진출을 견제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 십여 곳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유엔 회원국이 한국의 안보리 리더십을 승인한 것이다.


이번 안보리 진출은 길게 보면 10년간 준비한 결과물이다.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노리는 회원국은 짧게는 5~6년, 길게는 20년 뒤 입후보 계획을 미리 통지한다. 선점을 통해 단독 입후보하기 위한 취지인데 그럼에도 다른 국가에서 도전장을 내면 결국 이사국 선출에 실패하기도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2013~2014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수임한 후 지난 10년간 안보리 진출 계획을 수립해왔다”며 “남태평양 그룹 1개 공석에 다른 국가 후보를 방지하고 단독 입후보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방위적 교섭을 실시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서울의 후방 지원도 힘을 보탰다. 통상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투표는 각국 대통령이나 총리 차원에서 방향을 결정한다. 다만 비밀투표라는 특성상 일선 대사들의 자율성도 암암리에 보장된다. 주유엔대표부 차원의 대사 설득 작업과 정부 차원의 지지 호소가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황 대표는 “지난 1년간 박진 외교부 장관이 회원국 장관들 한 명 한 명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며 공을 서울로 돌렸다. 박 장관은 그동안 안보리 선거 태스크포스(TF) 출범 회의를 주재하고 투표 전날에는 회원국들에 전화를 걸며 막판 지지 호소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칫 예기치 않게 179표에 그칠 뻔한 순간도 있었다. 총회장에 다소 늦게 출석한 A 국 대사가 서둘러 입장하면서 투표 용지를 챙기지 못한 것이다. A 국이 투표를 하지 못한 채 절차가 마무리되려던 참에 현장에 있던 김상진 주유엔 차석대사가 이를 발견했다. 김 차석대사가 서둘러 투표 용지를 제공하면서 해당국이 ‘부재’ 처리되는 상황을 막았다. 황 대사는 “비밀투표라 알 수는 없지만 김 차석대사 덕분에 180석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목표 달성의 일등 공신”이라며 치켜세웠다.


우리나라가 안보리에 진출함에 따라 내년 6월부터 한 달간 안보리 의장국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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