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20만 원대를 회복하며 몸값이 뛰고 있다. SK(034730)이노는 연초 2차전지 강세장에서도 자회사 SK온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SK온의 난제들을 모기업인 SK이노가 하나씩 풀어내자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는 7일 6800원(3.41%) 오른 20만 6500원에 장을 마쳤다. SK이노는 지난달 2일 이후 19.3% 급등했다. SK이노베이션우(096775)선주도 같은 기간 8.31% 올랐다. 코스피 상승률(4.54%)은 물론 LG화학(051910)(0.81%)과 LG에너지솔루션(373220)(3.96%), 삼성SDI(006400)(6.37%) 등 주요 경쟁사들의 주가 상승률을 웃돈다.
SK이노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달라진 것은 자회사인 SK온에 누적된 난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있어서다. SK온은 미국 배터리 공장의 수율·가동률 개선과 영업 흑자 전환, 10조 원 이상의 막대한 신규 시설 투자금 유치 등이 필요했으나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불투명했다.
하지만 올 들어 최재원 SK온 수석 부회장이 앞장서 SK온 투자 유치와 경영 관리를 진두지휘하면서 상황이 급호전되고 있다. 지난해 1조 원, 올 1분기 34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한 SK온은 하반기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등이 유입되면서 2분기 적자 규모가 급감하고 하반기에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016360)에 따르면 IRA로 인한 현지 첨단제조 세액공제(AMPC) 보조금은 약 67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보조금이 2분기부터 이연 인식되면 2분기 SK온의 적자 규모는 52억 원으로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지난해 1분기 첫 상업 생산을 시작한 미국 조지아 공장의 수율 개선이 필수인데 이 역시 공장 기공 당시부터 사업을 챙겨온 최 수석 부회장이 나서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SK측 계획대로면 하반기 조지아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며 배터리 생산량 증가에 따른 이익 개선과 IRA 보조금 혜택까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SK온이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과 함께 설립하는 배터리 공장은 현지 주정부로부터 7억 달러(약 9000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증권가도 이를 주가에 반영하며 SK이노의 목표가를 올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5일 SK이노 목표주가를 25만 원으로 기존(22만 원) 대비 13.6% 상향했다.
SK이노가 2조 원을 투입하며 총대를 메면서 막대한 투자금 조달도 일단락됐다.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SK온의 증시 입성이 미뤄져 LG에너지솔루션처럼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SK이노는 지난해 초 한 차례 불발된 SK온 프리IPO를 뚝심있게 진행해 작년 말과 올 상반기 국내외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SK이노가 지난해 12월 SK온에 2조 원의 유상증자를 확정하자 한국투자 PE와 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이 1조 2000억 원의 투자금을 보탰고 지난달에는 MBK파트너스가 해외 투자가들과 구성한 컨소시엄이 1조 원의 추가 투자를 확정했다. 아울러 전기차 배터리 사업 파트너인 현대차와 기아도 차입 방식으로 2조 원을 SK온에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이 물적분할에 따른 시장 우려도 해소해 SK온의 상장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