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6일(현지 시간) 미국 최대의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와 그 창업자를 제소한 지 하루 만이다. 코인베이스 측은 SEC가 가상자산의 성격을 제대로 규정하지 않은 채 단속에 나섰다며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EC는 이날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코인베이스가 미등록 거래소 영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코인베이스가 취급하는 가상자산 중 최소 13개 종목이 당국이 규정하는 유가증권에 해당돼 공시 의무가 있음에도 공시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미등록 가상자산 거래 중개로 코인베이스가 2019년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었다는 것이 SEC의 판단이다. 미국 연방증권법은 유가증권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소 제기 이후 트위터를 통해 “업계를 대표해 마침내 법정에서 가상자산 규칙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무엇이 증권이고 무엇이 상품인지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EC는 (가상자산의 정의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제시하지 않고 강제적인 규제를 통해 미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제소 소식 이후 코인베이스에서는 12억 8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주가는 12% 하락 마감했다.
한편 SEC는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바이낸스의 미국 자산 동결을 요청했다. 전날 SEC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에 대해 투자자 사취와 미등록 거래소 운영 등 13개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비트코인은 전날 2만 5000달러대로 폭락했지만 코인베이스 제소 이후 이날 오후 9시께 약 2만 7300달러로 반등했다. SEC의 조치로 대체 가상자산의 안정성이 위협을 받으면서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