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캐나다 중앙은행이 전격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미 국채가 영향을 받고 기술주가 흔들리면서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각각 1.29%, 0.38% 내린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27% 뛰었는데요.
S&P는 이날 초반 불마켓(Bull Market·강세장)에 진입했다가 후퇴하기도 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캐나다의 0.25%포인트(p) 금리인상 결정이 나온 오전10시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해 이날 한때 연 3.80% 선까지 올랐습니다.
미국 뉴욕과 뉴저지 일대는 캐나다 산불로 인한 스모그에 하루 종일 시달렸는데요. 비행기 이착륙이 지연됐고 뉴욕시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도 했죠. 구글은 재택근무를 지시하기도 했는데요.
월가는 중국의 5월 수출이 전년보다 7.5% 급감해 예상치 -0.4%를 크게 웃돌면서 성장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봤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와 인플레이션과 미국 경기, 은행 등에 대해 인터뷰했는데요. 종목별로는 광고 기반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아마존이 4.25% 내렸죠. 오늘은 미국 경제 상황과 증시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옐런 장관 발언부터 보죠. 옐런 장관은 이날 “확실히 노동시장은 꽤 강하며 실업률은 50년 만의 최저이며 일자리 창출도 매우 강하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쪽으로는 구인건수가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것을 비롯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중요한 노동시장의 둔화 압력 신호 몇 가지를 보고 있다. 경제는 어느 정도 둔화했고 기업들이 일할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덜 느낀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결정과 관련한 질문에는 “연준에 결정을 맡기고 싶다. 나의 전직 동료들이 할 것”이라고 했지만 “소비는 계속해서 꽤 견고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는 또 둔화하는 경제 분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위아래 발언을 모아보면 옐런이 양측의 균형을 어느 정도 잡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는 노동시장 상황을 알면서도 일부 부문의 둔화에도 꽤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죠. 옐런은 1년 이상 노동시장이 강하면서도 인플레가 내려오고 있다며 앞으로 2년 동안 이런 움직임이 지속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뒤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일단 6월은 건너뛰고 보자는 ‘스킵(skip)'을 생각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과도한 금리인상과 부족한 금리인상 사이에서 리스크 균형을 찾으려고 하고 있는데요. 이날 옐런이 “인플레이션이 최우선 과제(top priority)”라고 한 것은 맞지만 이 말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 6~7% 수준으로 가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국 경제를 총괄하는 옐런 입장에서는 침체는 원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절히 적용해야 한다는 거죠.
은행 상황에 대해서는 “내 생각에 은행들은 광범위하게 체질을 바꾸고 앞으로 다가올 어려움을 준비하고 있다. 확실히 초대형 은행들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적절한 자본을 갖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은행 시스템의 자본과 유동성이 강하지만 약간의 고통(some pain)이 있을 것이고 현재 일부 은행들은 어닝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합병에 대한 동기가 있을 것이며 몇 건이 일어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대형은행은 괜찮겠지만 지역은행을 중심으로 3월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이후 수익성이 악화해 인수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옐런은 “상업용 부동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there will be issues)”고 했는데요. 상업용 부동산은 지역은행과 떼려야 뗄 수 없죠. 블룸버그 인베스트 콘퍼런스에 참석한 소로스 펀드의 피츠패트릭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더 많은 은행들이 무너질 것이며 소형은행이 더 취약하다”고 내다봤습니다. 같은 행사에서 데이비드 헌트 PGIM 최고경영자(CEO)는 “오피스 빌딩의 약 60%가 세입자를 끌어들이지 못해 연옥에 있으며 가격하락이 예상된다”며 “2016년 이후 최상의 입지를 가진 오피스 빌딩은 점점 더 좋은 세입자를 얻고 있다. 반면 연옥에 있는 60%는 상태가 좋지 않거나 업그레이드되지 못했다”고 했죠. 천국과 지옥 사이의 연옥에 있는 애매한 오피스 빌딩이 많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어쨌든 은행이나 상업용 부동산 얘기와 별도로 미 국채금리 움직임에서 보듯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여파가 월가에도 어느 정도 미친 건 사실인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17분 현재 6월 금리동결 확률이 67.8%로 어제(78.2%)보다 10.4%p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중앙은행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없고 스킵 쪽에 무게가 좀 더 실릴 수는 있을 듯한데요. 캐나다를 보니 동결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올릴 수 있구나 같은 사례가 되는 거죠. 로이터통신이 2일부터 7일까지 이코노미스트 8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90.7%(78명) 6월 금리동결을 예측했다고 하는데요.
물론 아직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봐야 정확한 6월 금리 전망이 가능하다는 이들이 남아있긴 하죠. 블룸버그 단말기 집계상 5월 CPI 예상치는 △전월 0.2%(이전치 0.4%) △전년 4.1%(4.9%) △근원 전월 0.4%(0.4%) △근원 전년 5.2%(5.5%) 등으로 큰 변화가 없지만 실제로 나오는 수치가 다를 수 있기에 그런 건데요.
앤드류 홀렌호스트 씨티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6월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7월에 인상하는 것 사이에는 경제적으로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하지만 데이터가 이렇게 나오는 상황에서 6월에 금리가 오르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죠.
하지만 그의 말에 어느 정도 답이 있긴 한데 6월에 올리는 것과 7월에 올리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면, 은행과 경제 진척 상황을 한번 보자고 충분히 할 수 있을 듯한데요. 상황이 아니면 7월에 다시 금리를 인상하는 거죠. 블룸버그는 “이날 7월 스와프 계약금리가 5.33%를 기록해 현 수준인 5.08%보다 0.25%p 높다”며 “7월까지는 한번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확률이 완전히 반영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나온 중고차 지수는 경기둔화(인플레이션 하락) 쪽을 보여주긴 했는데요.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만하임 중고차지수가 5월에 전월 대비 2.7% 하락했다고 합니다. 중고차 판매는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고 하는데요.
추가로 미국 경기와 관련해 어제 뉴욕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 참석한 마크 로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CEO는 ‘침체 없는 침체(non-recession recession)’을 겪을 수 있다고 했는데요. 기저의 경제는 강하지만 금융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일부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로완 CEO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고통을 느끼겠지만 실업률 같은 경제의 다른 신호는 경기침체와는 맞지 않다”며 “전통적인 의미에서 침체 때의 실업률을 보지 못할 것이며 실질 수요 파괴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반면 타순다 브라운 더켓 TIAA CEO는 “우리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 상승에 올해 후반부터 내년 1분기까지 완만한 경기침체를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나온 5월 물류 관리자 지수(Logistics Manager's Index·LMI)가 47.3으로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를 보는데요. 세 달 연속 최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습니다. 화물 운송량 둔화 때문이라는데요. WSJ은 “물류 사업을 연구하는 이들의 생각이 옳다면 미국의 운송산업과 경제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신용은 생각보다 더 늘었는데요. 4월에 약 230억 달러 증가해 월가 전망치 220억 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연율 기준 5.71%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데요. 빠른 대출증가는 썩 좋은 신호는 아니죠. 이런 상황에서 브라이언 모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CEO는 이날 “은행에 더 많은 자본확충 요구를 하면 대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국 규제에 대한 반발이자 경기둔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죠.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미국이 직면한 큰 그림을 다시 한번 강조했는데요. 그는 “현재 너무 많은 빚을 지지만 이를 받아줄 매수자가 없는 대규모 부채사이클 후반부의 시작점에 있다”며 “금리가 많이 오르지는 않겠지만 경제는 계속 악화할 것이며 만약 미국의 정치적 분열이 계속된다면 더 많은 내적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이번엔 인공지능(AI) 논쟁을 보겠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이날 “AI는 인터넷만큼 혁신적일 수 있다”며 “AI에 관한 내 생각이 맞다면 나는 엔비디아를 2~3년 동안 더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앞서 AI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 그가 보다 구체적으로 엔비디아 보유 기간까지 제시한 거죠.
시타델의 창업자이자 CEO인 켄 그리핀은 좀 더 신중합니다. 그는 AI가 전환적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으면서도 아직은 초기단계라고 보는데요. 그에 비하면 과한 측면이 있다는 거죠. 켄 그리핀 CEO는 이날 “단기적인 의미에서 AI가 지나치게 부풀려지는 실수를 관련 업계가 범하고 있다”며 “기술 기업들 CEO들은 AI가 수백만 개의 사무직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AI 대형 언어모델은 (아직) 과거에 관한 것만 다루는 문제가 있다. 우리가 하는 것은 미래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는 여행의 시작점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비드 시겔 투 시그마 투자 공동 창업자도 거들었는데요. 그는 AI에 대해 “완벽히 놀라울 정도의 과장광고”라며 “나는 지금까지 이런 것을 보지 못했다"고 우려했습니다. 챗GPT 같은 대형 언어모델이 실용성은 있으나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거죠.
증시 전반과 관련해서는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가 기존의 ‘약간 조심하는 분위기’에서 ‘중립적 전망’으로 올라섰다고 하는데요. 톰 하인린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선임 투자 전략가는 “우리는 조심스럽게 올해를 시작했으며 고객들에게 유틸리티 같은 방어적 종목을 더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평소 때의 장기투자, 즉 주식과 채권, 부동산 사이에서 돈을 배분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했습니다.
CFRA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증시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는 반면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CIO 밥 돌은 “최근의 증시 랠리에도 앞으로 연준 금리인상의 영향이 더 많이 느껴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죠.
부채한도 협상 이후 연방정부의 대규모 국채발행에 대한 걱정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WSJ은 “연준이 역레포에 5.0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음을 보면 미국 정부는 6%에 가까운 금리로 1조 달러를 차입해야 할 수도 있다”며 “2년 전에는 0.1%에 불과했던 것이다. 대규모 채권 발행은 잠재적으로 금융시장 불안은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의 공포지수(VIX)를 대신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모았던 원데이 빅스(VIX) 지수에 대한 얘기도 시장에서 돌아다니는데요. 블룸버그는 “지난 4월 말 도입된 이후 매일 평균 3.2포인트 하락 출발해 시장 심리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며 “전문가들은 원데이 VIX의 경우 마감 상황만 보라는 얘기를 한다”고 전했습니다.
미 동부시간 내일 오전에 나올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예상치는 23만5000건, 계속 청구건수는 180만2000건으로 큰 변화가 없는데요. 내일 있을 경제지표와 시장 상황 분석도 ‘3분 월스트리트’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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