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양국이 제너럴일렉트릭(GE) 제트기 엔진의 인도 현지 생산에 공식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자국의 군사기술을 타국에 공유 혹은 판매하는 데 대해 엄격하게 통제하는 점을 고려하면 제트기 엔진 같은 고급 기술을 공유하는 이번 결정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중국과의 국경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무기를 구매해야 하지만 러시아제 구매 비중은 줄이려는 인도와 중국·러시아 양쪽을 모두 견제하려는 미국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짐에 따라 양측이 안보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WSJ는 양국이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미 기간에 합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GE와 국영 업체 힌두스탄에어로노틱스 간 협력을 통해 엔진을 생산해 인도가 자체 개발한 전투기 ‘테자스’에 탑재한다. GE는 2010년부터 테자스용 엔진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인도에 이전하게 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전투기 엔진 생산능력이 부족한 인도가 항공기 엔진 제작 노하우를 얻고 싶어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도는 중국과의 카슈미르 국경 충돌을 비롯해 적지 않은 분쟁을 겪는 탓에 전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이지만 그간의 러시아 의존을 줄이고 자체 국방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통계를 보면 러시아가 2018~2022년 수출한 무기 중 약 3분의 1이 인도로 향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미국이 인도에 손을 내민 셈이다. 스리람 차울리아 인도 진달 국제대 국제문제학부장은 “이번 제트기 엔진 딜이 미국·인도 간 방위산업에서 더 큰 협력과 통합의 촉매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 정부 측은 WSJ에 “모디 총리의 방미 기간 동안 장갑차·장거리포 등 다양한 군사 시스템에 대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록히드마틴·보잉 등 다른 미국 업체들도 인도 해군에 전투기 100대 이상을 공급하는 입찰전에서 승리하면 인도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